[100대 기업 속살보기] 한국GM, "진짜 외국계 회사" 한목소리

최상진 기자
입력일 2014-08-19 08:00 수정일 2014-08-27 11:11 발행일 2014-08-18 99면
인쇄아이콘
cq5dam.web.1280.1280
한국GM 디자인센터. (한국GM 제공)

‘자동차기업’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과도한 노동과 보수적인 군대문화, 그리고 투쟁이다. 하지만 한국GM에서는 다른 세상 이야기다. 직원들은 입을 모아 “국내에 몇 안되는 진짜 외국계 회사”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한국기업은 다른 회사에 인수되더라도 기존 문화가 지배하는 성향이 짙다. 특히 외국계 기업이 인수하는 경우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충돌로 직원들이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면에서 GM은 일과 삶을 뚜렷하게 구분해주는 정책으로 구성원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한국GM 직원들이 경영정보사이트 잡플래닛에 올린 리뷰에는 대부분 ‘일과 여가를 균형있게 관리할 수 있다’는 칭찬이 주를 이룬다. 이중에서도 “여름과 겨울 각각 2주씩 주어지는 휴가를 활용해 외국 여행도 다녀올 수 있다”는 말은 취업을 앞둔 젊은이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노동강도와 고용 면에서도 경쟁사들보다 안정적이라는 평도 있었다. 연봉도 실제 근무시간과 비교했을 때 만족스럽다는 반응이 많았다. 사무직 직원은 “불확실하지만 현실은 매우 편안하고 안정적인 회사”라고 평가했고, 경영직 직원은 “경쟁업체에 비해 연봉은 낮지만, 실 근무량에 비했을 때는 만족할 만한 연봉”이라고 말했다.

세계 전반에 지사를 두고 있는 업체인 만큼 글로벌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업무 프로세스가 잘 정립돼 있어 누구라도 쉽게 적응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혔다. 제조업 직원들의 가장 두드러진 불만인 군대식 위계질서는 찾아볼 수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단점으로는 ‘자동차업계 국내 3위’라는 평판과 언제 본사가 철수 지시를 내릴지도 모른다는 데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는 직원들이 많았다. 승진은 부서별로 약간의 정도차가 있지만 핵심 포지션은 외국인이 차지해 한국 직원이 오를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든다는 불만도 등장했다.

외국계 회사에서 주로 나타나는 고질적인 불만은 계속됐다. 직원들은 “영어를 잘하지 못하면 인정받기 힘들고, 한국지사의 권한이 거의 없어 본사의 눈치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 답답해했다. 희망퇴직의 여파로 최근 핵심 인재들이 많이 빠져나갔다는 점도 회사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는 데 한몫했다.

이 점 때문에 경영진에는 “미래에 대한 확실한 비전을 세워달라”는 요구가 쏟아졌다. 직원들은 구체적으로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신규 프로젝트를 활성화하고, 국내 직원들의 우대 정책도 고려해 달라”며 “회사의 미래에 대해 직원에게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상진 기자 sangjin845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