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2000만에 美中 무역분쟁까지…공급망 훼손으로 10년 동안 반년치 이익 공중분해

유혜진 기자
입력일 2020-08-11 15:51 수정일 2020-08-11 16:03 발행일 2020-08-1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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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연 평균 -7%…공급망 넓혀온 기업들 충격
맥킨지 “전염병은 항공, 무역분쟁은 전자에 더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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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맥킨지앤드컴퍼니

최근 10년 동안 전 세계 기업의 반년치 이익이 사라졌다. 반복되는 위기와 짧아진 위기 주기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미국과 중국이 패권을 다투면서 공급망이 무너진 결과다. 특히 무역 규모가 커진 만큼 광범위한 타격을 입었다.

11일 미국 경영관리회사 맥킨지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항공·전자 등 13개 산업의 공급망 훼손으로 인한 손실액이 1년 이익의 4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마다 7%씩 줄어든 것과 마찬가지다. 여기서 이익이란 이자·세금·감가상각비를 빼기 전 영업이익(EBITDA)을 뜻한다.

산업별로 보면 항공우주가 가장 많이 떨어졌다. 10년 동안 1년 이익 가운데 67%가 손실된 것으로 집계됐다. 자동차(56%)·광업(47%)·석유제품(46%) 등처럼 연결 고리가 복잡한 산업도 공급망 손실액이 1년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손실이 가장 적은 산업은 제약(24%)이다. 식음료(30%)와 화학(35%) 등도 비교적 덜했다.

맥킨지는 재고를 많이 쌓아두고 고정 비용이 적은 산업일수록 충격으로 인한 손실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분석했다. 자연 재해가 공급망을 덮치더라도 유통망이 열려 있다면 재고 수준이 판가름 낸다는 얘기다. 단계별로 중간재를 받아쓰는 회사라면 금세 유동성 위기에 맞닥뜨릴 수 있다.

기업들이 더 많은 이윤을 좇아 전 세계로 확장하면서 가치 사슬은 복잡해졌다. 2000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거래되는 중간재 가치가 연간 10조 달러 이상으로 최근까지 3배 늘었다고 맥킨지는 설명했다. 다국적 대기업에 1차 공급업체가 수백 곳이 있고, 이를 따르는 2차 공급업체도 수백 곳 있다. 하나의 대기업이 전 세계 수만 회사와 공존한다는 얘기다. 공급망이 망가지면 그만큼 충격도 크다.

최근 들어서는 미국과 중국이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중간재를 주네 안 주네, 세금을 물리네 마네’ 밀고 당기느라 전 세계 공급망이 예전 같지 않다. G2는 세계의 시장, 세계의 공장이라 불린다. 특히 자동차·전자 산업이 무역 분쟁으로부터 가장 큰 위협을 당한다.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34명, 해외유입은 11명
1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입국객들이 공항을 나서고 있다. (연합)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까지 세계적으로 대유행했다. 전 세계 확진환자가 1000만명 넘은지 43일 만에 2000만명을 넘었다. 국경을 닫을 수밖에 없다. 원자재 공급과 생산, 유통, 소비가 제대로 될 리 없다. 노동 집약적 산업인 항공과 의류 등이 좌불안석이다.

유혜진 기자 langchemist@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