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빠르게 변하는 프랜차이즈 시장 대응책은?…파괴적 혁신전략이 필요할 때

유승호 기자
입력일 2020-08-12 07:00 수정일 2020-08-12 07:00 발행일 2020-08-1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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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호점 낸 이디야…로엔드 시장 공략·가맹점주 중심 전략 주효
플랫폼 기업의 잇딴 진출, 시장 격화…간편식 전문점 푸드테크 혁신해야
명동
서울 명동에서 외국인 관광객들과 시민들이 길을 걷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가정간편식 매출이 코로나19 이후 빠른 속도로 시장을 넓혀가는 한편 비대면 트렌드로 플랫폼 기업들이 외식 시장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혁신성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고(故)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에 따르면 파괴적 혁신은 기술과 시장의 변화가 빠른 산업일수록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프랜차이즈 산업은 트렌드의 변화가 빠르고 새로운 기술이 수시로 등장하는 변화무쌍한 시장이다. 혁신적인 전략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한편 가맹점과 상생발전을 하기 위해 국내 주요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혁신전략들을 살펴본다.

◇커피전문점, 가성비 경쟁 다음 파괴적 혁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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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야커피 문창기 회장(왼쪽에서 6번째)과 이디야커피 임직원들이 지난해 11월 3000호점인 대전배재대점 오픈 기념식에 참석해 테이프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이디야커피)

지난해 말 국내 커피전문점 최초로 3000호점을 낸 이디야커피는 중저가 커피를 내세워 파괴적 혁신에 성공한 대표적인 브랜드로 꼽힌다.

이디야가 지금의 성과를 거두기 전에는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의 주류시장은 스타벅스, 커피빈, 카페베네, 엔젤리너스, 탐앤탐스, 투썸플레이스, 할리스 등이었다. 이들은 커피 맛과 품질, 인테리어 등에 초점을 맞춰 하이엔드 시장을 공략했다.

이디야는 경쟁 브랜드보다 1000원 이상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2001년 중앙대 1호점을 열고 로엔드 시장을 파고들었다. 가맹점포 규모는 중소형 수준으로 고집하면서 창업비용도 대폭 줄였다.

경쟁 커피전문점 업체들은 초기에 이디야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이디야는 로엔드 시장 진입 후 지속적으로 맛과 품질을 개발했다. 매년 연구개발(R&D) 비용을 20%씩 늘린 것이 대표적인 전략이다.

이런 가운데 커피전문점의 가격이 너무 높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졌고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품질 또한 나쁘지 않은 이디야 커피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강력한 경쟁자가 없는 가운데 이디야는 국내 커피 산업의 발달과 함께 주류시장을 위협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메가커피 점포
메가MGC커피 매장 전경. (사진=메가MGC커피)

과거에는 이디야를 비롯한 로엔트 커피전문점이 기존 하이엔드 커피전문점들을 위협했다면 이제는 이디야커피를 비롯한 로엔드 커피전문점에 대항하는 새로운 브랜드들이 등장하고 있다.

1000원~2000원대의 가격파괴 커피 전문점과 쥬스 전문점, 무인카페, 1000원대에서 판매하는 편의점 커피와 캡슐커피 등이 바로 그 중인공이다. 하지만 이미 로엔드시장이 확고히 자리잡은 상황에서 이들이 파괴적 혁신에 성공하려면 지속적인 기술(맛과 품질) 개발이든 메뉴의 다양화든 이디야를 비롯한 기존 로엔트 커피전문점과 차별화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가성비를 앞세운 로엔트 커피전문점 전성시대에 앞으로 커피전문점 시장에 어떤 혁신이 몰아칠지 주목된다.

◇플랫폼 기업의 잇딴 진출, 시장 격화…간편식 전문점 푸드테크 혁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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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 분식 등 냉동·냉장 가정간편식 시장에도 파괴적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배달 주문량이 증가하면서 기존 외식업 시장을 파괴하고 있는 중이다. 이는 주로 플랫폼 기업들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배달의민족(배민)의 B마트는 배민 앱을 통해 확보한 가맹점과 이용 고객을 통해 시장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배민은 지난해 수도권 15곳에 중소형 물류센터를 설치하고 본격적으로 소형 배달 시장에 뛰어들었다. 가정간편식과 생필품을 소량으로 한 시간 내에 배달한다는 서비스가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면서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민에 이어 요기요도 생필품 즉시배송 사업에 뛰어들 것을 시사했다. 딜리버리히어로의 요기요는 모바일로 식품, 생필품을 소량으로 주문하면 30분 내 즉시 배달하는 사업인 요기요 스토어를 론칭하기 위한 개발에 착수하는 한편 신사업 기획, 운영, 공급 등 관련 인원을 채용했다. 요기요는 현재 요기요 스토어의 오픈 시기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배달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에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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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닭과 아임웰 제품. (사진=아임웰)
생필품 소량 배송 사업외에도 도시락 등 간편식 메뉴를 10개씩 묶어서 저렴하게 배달해주는 업체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끼마켓, 아임웰 등이 대표적이다.

창업전문가들은 간편식 업체들이 플랫폼 기업들과의 무한 경쟁을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대학원 겸임교수는 “점포의 배달 강화와 고객편의를 위해 ICT 기술을 접목한 푸드테크 기업으로 혁신하면서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오프라인 점포에 기반을 두고 온라인 시스템도 접목해 멀티 매출이 일어나는 옴니채널 브랜드로 도약해야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승호 기자 peter@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