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요리 초보자도 가능”…인건비 줄이는 ‘원팩시스템’ 도입하는 프랜차이즈

김승권 기자
입력일 2020-08-05 07:10 수정일 2020-08-05 07:10 발행일 2020-08-0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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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외식업체 비중이 높은 대한민국 특성상 외식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다른 나라보다 높은 편이다. 오늘도 누군가는 외식업 창업을 생각하고, 또 누군가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소비자의 선호와 증가하는 고정 비용, 위생문제 등으로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외식업을 다루는 TV 프로그램의 인기는 이러한 고민이 그만큼 흔하기 때문이라는 방증일 터. 많은 사업자가 외식업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현실은 녹녹치 않다. 게다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외식경기도 급격히 하락세를 겪고 있다. 최저임금, 임대료 인상 등 여러 악재들 속에 소규모 외식업 매장은 직원 고용도 부담스러운 시기이다.

이에 프랜차이즈업계에선 인건비 절약을 위해 최소 인원으로 효율적인 매장 운영을 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음식 조리를 간소화 하기 위해 ‘원팩시스템’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인기명 메뉴 및 매장 이미지 (출처 홈페이지)
인기명 메뉴 및 매장 전경 (사진=인기명 홈페이지 캡처)
‘원팩시스템션’은 식자재 공급에 있어 원물보다는 반조리된 제품을 공급하여 사업장의 조리과정을 간소화하는 상품전략을 말하며, 전처리를 거친 제품을 포함한 가공식품 일반을 아우르는 개념이기도 하다. 편리성은 물론이고 품질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외식업에서 최근 눈에 띄게 증가하는 식자재 업체의 ‘센트럴 키친’ 역할 대행도 같은 맥락이다. 센트럴 키친이란 식재료를 일정 부분 미리 손질하여 공급하는 조리시설을 일컫는다. 재료 손질과 준비과정이 단축되면서, 외식업 운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식재료비와 인건비를 합한 비용인 ‘프라임 코스트’를 절감할 수 있다. 외식업에서 프랜차이즈의 평균 프라임 코스트는 개인사업자 대비 2.1%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나는데, 센트럴 키친을 통해 절감하는 비용이 그만큼 큰 것으로 볼 수 있다.

매년 발생하는 식품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식재료의 안전성 확보도 지나칠 수 없다. 대형 유통업체는 물론 중소 식품 유통업체 역시 이런 식의 기존과 다른 공동 물류시스템의 도입으로 기존의 식품안전문제 등을 해결하려 하고 있다.

육수당 본사 공장에서 육수를 준비하는 모습
육수당 본사에서 원팩시스템 재료를 준비하는 모습 (사진제공=육수당)

국밥 브랜드 ‘육수당’에서는 주요 메뉴의 식자재를 완제품 형태로 공급하는 ‘C.K(Central kitchen) 시스템’을 일찍이 도입해 매장 운영 효율성 증진과 인건비 절약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밥의 기본이 되는 육수는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완제품 형식으로 공급할 경우 특별한 조리 기술과 전문인력 없이도 매장 운영이 가능하다. 따라서 원팩시스템은 창업 시 점주들이 가장 눈 여겨 보는 요소 중 하나다.

퓨전 해물찜 브랜드 ‘인기명’도 진입 장벽과 인건비 부담을 동시에 낮추는 ‘원팩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자체 물류시스템과 식품센터를 통해 해산물과 부재료 등 모든 식재료를 반조리한 상태인 팩 형태로 제공해 전문인력 없이도 쉽게 조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이 업체는 인건비 절약은 물론 매장 운영도 보다 손쉽게 할 수 있어 여러 점포를 운영하는 다점포 비율을 높이는 효과도 보고 있다.

고깃집 브랜드 ‘숙달돼지’도 고임금의 주방 전문 인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본사에서 고기를 직접 손질해 배송하는 원팩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손이 많이 간다는 인식이 강한 고기집 창업에 원팩 시스템을 도입해 초보 외식 사업가들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하고 있다.

국수나무 매장 이미지(출처 홈페이지)
국수나무 매장 전경 (사진제공=국수나무)

분식 브랜드 ‘국수나무’ 역시 동일한 맛과 품질을 낼 수 있도록 원팩 시스템으로 식자재를 공급하고 있다. 이를 받은 점주들은 조리가 편리해져 주문과 동시에 조리를 시작하더라도 오래 걸리지 않아 매장 회전율을 높이는데 큰 효과를 보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 한 관계자는 “원팩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본사에서 손질한 식재료가 공급되는 간편성과 똑같은 재료로 조리해 맛의 통일성을 갖출 수 있다는 점”이라며 “프랜차이즈의 기본인 맛의 균일화로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고 점주들도 어렵지 않게 조리를 할 수 있어 최소한의 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볼수 있다”고 말했다.

김승권 기자 peac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