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 빅3 반격에 응수나선 컬리·쿠팡…경쟁 불붙은 새벽배송 시장

유승호 기자
입력일 2020-07-27 16:30 수정일 2020-07-27 17:16 발행일 2020-07-2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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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의 KF365 (사진=컬리)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까지 국내 유통업체 빅3가 새벽배송에 잇달아 진출하자 선발업체인 컬리와 쿠팡이 물류센터 확충 등 경쟁력 강화로 응수하면서 새벽배송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더 가열되고 있다.

27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는 내년 상반기 완공 예정인 김포 물류센터를 차질 없이 마무리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300억원과 지난 5월에 투자받은 2000억원의 시리즈E 자금을 활용해 김포물류센터 구축과 인프라 확충에 쓸 계획이다.

김포 물류센터가 본격 가동을 시작하면 마켓컬리는 현재의 약 2배에 달하는 물류센터 면적을 확보하는 한편 하루 배송 가능한 물량도 최소 100%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마켓컬리의 하루 배송가능 물량은 7만건 수준이다.

이와 함께 컬리는 상품 경쟁력 강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내놓은 프로젝트 ‘컬리 프레시(KF365)’가 대표적이다. KF365는 사과, 양파, 감자 등 과일과 채소를 월별로 선정해 주요 온라인 마트 가격을 반영한 상품이다. 가격 경쟁력 덕에 서비스 론칭 100일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개를 돌파하는 등 소비자 반응도 뜨겁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전체 신규고객 13명 가운데 1명은 KF365를 구매했다. 2번 이상 구매한 재구매율도 40%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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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준 쿠팡 신사업부문 대표가 지난 24일 충청북도 음성군 금왕테크노밸리 산업단지에서 열린 ‘쿠팡 금왕 첨단물류센터 기공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쿠팡)

쿠팡 역시 늘어나는 새벽배송 인기에 배송 인력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쿠팡에 따르면 쿠팡이 직고용한 배송 인력수는 올해 1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2014년(50명) 대비 200배 늘어난 수준이다.

또한 쿠팡은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해 충북 음성에 첨단 물류센터를 짓는다. 신규 물류센터인 금왕물류센터는 축구장 14개 넓이의 규모로 지어지며 2021년 8월에 완공될 예정이다. 완공될 경우 충청도 전역을 책임지는 전진기지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쿠팡 측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쿠팡은 경쟁사 계열사인 신세계푸드와 손잡고 냉장 샌드위치를 새벽배송하기 시작했다. 1개당 3000원 수준인 합리적인 가격대를 앞세워 새벽배송으로 일 평균 300~400개 가량을 팔아치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컬리와 쿠팡이 투자를 늘리는 까닭은 새벽배송 시장이 커지면서 롯데, 신세계에 이어 현대백화점까지 새벽배송에 진출하자 시장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2015년 100억원 수준에 불과하던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올해 1조5000억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올해 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됐으나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소비가 확대되면서 시장 규모 전망치가 상향 조정됐다는 게 이커머스 업체들의 설명이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소비가 늘어나면서 새벽배송 주문량이 늘어난 게 사실”이라면서 “새벽배송 시장 규모가 더욱 빠르게 커질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시장 점유율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