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아시아나에 인수 재실사 요구…제주-이스타 악몽 재현되나

이효정 기자
입력일 2020-07-26 13:19 수정일 2020-07-26 16:28 발행일 2020-07-27 1면
인쇄아이콘
“4월부터 15차례 재점검 요청했으나 자료 제공 받지 못해”
HDC현대산업개발 로고

HDC현대산업개발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상황 점검을 위한 재실사를 공개 요구했다. 항공업계 일각에서는 “HDC현산도 제주항공과 같은 선택을 할 가능성이 크다”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6일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상황 재점검 절차에 착수하기 위해 다음 달 중순부터 12주 동안 재실사에 나설 것을 제안하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각각 보냈다고 밝혔다.

HDC현산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14일 발송한 공문과 관련, 계약상 진술 및 보장이 진실·정확하지 않고 명백한 확약 위반 등 거래 종결의 선행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음을 회신했다”라며 “다음달 중순부터 12주 정도 동안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의 재실사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라고 밝혔다.

재실사와 관련해 현산은 △인수계약의 기준이 되는 2019년 반기 재무제표 대비 부채와 차입금이 급증하고 당기순손실이 큰 폭으로 증가한 점 △올해 들어 큰 규모의 추가자금 차입과 영구전환사채 신규 발행이 매수인의 사전 동의 없이 진행된 점 △부실 계열사에 대한 대규모 자금 지원이 실행된 점 △금호티앤아이의 전환사채 상환과 관련해 계열사에 부담이 전가된 점 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부분을 자세히 살펴봐야만 거래 종결의 선행 조건 충족 여부를 합리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의 정상적인 인수를 위해 지난 4월초 이후 15차례에 걸쳐 정식 공문을 발송해 재점검이 이뤄져야 할 세부 사항들에 대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전달했으나, 100여 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충분한 공식적 자료는 물론 기본적인 계약서조차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14일 계약상 근거 없이 일방적으로 거래종결일을 지정해 컨소시엄에 통보했다며 이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다.

HDC현산은 “거래 종결의 선행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거래 종결을 요구하는 것은 계약을 전적으로 무시하는 것으로,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의 계약해제권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의 전대 미문의 위기 상황에서도 국내외 기업결합 신고를 차질없이 진행했고, 유상증자·사채발행 등 인수자금을 예정대로 조달하는 등 인수 절차에 최선을 다했다”라고 강조했다.

이효정 기자 hy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