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시작된 전셋값 상승세…수도권 전세대란 시작됐다

이연진 기자
입력일 2020-07-21 14:24 수정일 2020-07-21 17:17 발행일 2020-07-2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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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등 서울 에서 시작된 전셋값 상승세가 빠른 속도로 수도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 강남에서 시작된 전세난이 경기 안양, 성남, 하남 등 수도권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 지역은 서울과 마찬가지로 전셋값 상승폭이 커지고 전세 매물 부족에 시달리면서 전세 세입자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임대차 3법’이 국회통과를 앞두고 임대료 급등 및 공급 축소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7월 둘째 주(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3% 오르며 55주 연속 상승했다. 강동구(0.30%)가 서울에서 가장 많이 올랐고, 강남(0.24%)·서초(0.21%)·송파구(0.26%) 등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마포구(0.19%)와 성동구(0.15%), 서대문구(0.14%), 성북구(0.12%) 등도 전셋값 강세가 이어졌다.

특히 강남 4개구(서초·강남·송파·강동구)의 전셋값 상승률이 가팔랐다. 서초구는 무려 5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강남구는 작년 7월 15일 0.06% 이후 4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다 올해 5월 11일 -0.01%로 한주 급락한 뒤 다시 한 주 만에 0.01% 오르며 상승 반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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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아파트 전용면적 84.88㎡는 지난 17일 7억원에 전세 거래됐고, 서울 마포구 공덕동 공덕2삼성래미안 84.9㎡(이하 전용면적)는 올 초 5억5000만원 하던 전세가가 16일 현재 6억5000만원(12층)으로 역대 최고 가격을 기록했다.

문제는 서울과 수도권 중심의 전셋값 상승세가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주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제주도를 빼고 모든 곳에서 아파트 전셋값이 올랐다. 특히 하남시(0.93%), 과천시(0.61%), 성남 수정구(0.61%), 용인 기흥구(0.57%)의 상승폭이 컸다.

수도권의 전세난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규 입주물량 감소에 이어, 수도권에서도 정부의 잇단 규제로 매수에서 전세로 돌린 매매 대기 수요와 청약 대기 수요가 늘었지만, 저금리 장기화로 집주인들이 월세나 반전세(보증부 월세)를 선호하기 때문에 수급 불균형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오세준 평택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 입법 추진중인 임대차 관련 법안 적용에 앞서 보증금을 서둘러 올리려는 움직임이 전셋값 불안의 기폭제가 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이연진 기자 lyj@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