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만 바라볼 수 없어’…새 해외시장 개척나선 K뷰티

노연경 기자
입력일 2020-07-14 16:30 수정일 2020-07-14 17:05 발행일 2020-07-1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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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카 설화수 브랜드 페이지 화면
나이카 내 설화수 브랜드 페이지 화면(사진=나아카 홈페이지 화면 캡처)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화장품 기업들이 인도, 인도네시아, 미국 등 중국 외 국가들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한한령이 언제 완벽히 해제될지 불투명한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1위 화장품 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은 2025년까지 50개국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운만큼 공격적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중화권, 아세안, 미주 등 크게 3군데로 권역을 나눠 진출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지난 2월 인도네시아의 최대 유통업체인 맵 그룹을 통해 대표 브랜드들을 유통시킨 것에 이어 지난 13일에는 대표 럭셔리 브랜드인 설화수를 인도의 뷰티 전문 유통사인 나이카 온라인 채널에 입점시켰다. 설화수의 첫 인도 시장 진출이다.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중에서는 2013년 진출한 이니스프리에 이은 두번째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인도는 최근 경제발전으로 중산층 소비 여력이 높아지면서 화장품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인도는 식물성 원료에 대한 선호가 높은 편이라 자연유래 성분을 주로 사용하는 이니스프리와 한방 원료를 사용하는 설화수를 잇따라 진출시켰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은 화장품 시장 규모에서 세계 1위를 점하고 있는 북미 공략을 택했다. 세계 시장 규모 2위인 중국에서 후와 숨과 같은 럭셔리 브랜드들이 자리를 잡은 만큼 이제는 더 큰 시장에서 사업을 펼쳐나가겠다는 계획이다. 130년 역사를 가진 미국 화장품 회사인 뉴에이본을 1450억원에 인수한 것도 미국 진출에 확실한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에서 결정된 사안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중국과 미국을 똑같이 중요한 시장을 보고 있다”며 “다만 중국에서는 당사의 럭셔리 브래드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만큼 미국인들에게 친숙한 브랜드인 뉴에이본과 미국에 진출한 적이 없는 더마 화장품 브랜드 피지오겔을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이 이처럼 해외시장 다변화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중국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해외사업 매출에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94%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LG생활건강 역시 중국(54%)과 일본(21%) 등 아시아 국가의 비중이 매우 높다.

또 중국시장서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점유율을 크게 확대하긴 어렵다는 판단도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징둥닷컴에 따르면 상반기 광군제라고 불리는 6·18 쇼핑 페스티벌에서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은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지만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의 신장세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프랑스의 랑콤과 일본의 SK-II의 매출은 지난해 대비 각각 580%, 260% 증가한 반면 LG생활건강의 후와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는 182%, 142% 증가에 그쳤다.

노연경 기자 dusrud119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