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반도체·자동차·선박… 하반기 수출 끌어 올리나

양세훈 기자
입력일 2020-07-13 15:05 수정일 2020-07-13 15:05 발행일 2020-07-1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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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제품 수출 견인...미·중 수출 플러스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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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초 수출이 -1.7%로 선방했다. 사진은 하역을 기다리고 있는 컨테이너들. (사진=연합뉴스)

올해 6월까지 4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우리 수출이 조심스럽게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가 선방하는 가운데, 선박과 승용차가 반전에 성공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극복에 다소 희망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우리 수출은 3월부터 5월까지 -20%대를 기록하는 부진을 면치 못했으나, 지난달에는 -10% 수준으로 둔화하면서 반전의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달까지 하루 평균 수출이 4개월째 -18%대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만큼, 수출 회복세를 점치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하지만, 이달 들어 10일까지 일평균 수출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근접한 -1.7%로 개선되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우리 수출은 주력산업인 반도체·자동차·선박 등이 견인했다. 반도체의 경우 5월 -7.0%에서 6월 0%로 회복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7.7% 증가로 돌아섰다. 언택트(비대면) 경제가 활발해지면서 관련 통신장비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자동차 수출의 반등은 고무적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미국·유럽 등 주요 시장의 판매가 급감하고 국내 생산공장 휴업으로 -33.2%를 기록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7.3% 늘어났다. 하지만 여전히 현지 재고 물량이 쌓여있고 해외 자동차 시장이 불확실성이 가득해 낙관할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선박의 경우 지난달 -27.9%에서 이달 307.0%로 대폭 늘었다. 지난달 선박은 전반적으로 선가가 낮은 시기에 계약된 물량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선주사의 인도 연기 요청 등의 영향을 받아 감소했다. 7월 들어 선박 수출 물량이 큰 폭으로 늘어난 이유는 이전 수주 계약 건이 반영된 것으로 일시적 증가세로 풀이된다. 선박은 건조 기간에 따라 수주 물량이 수출 실적에 반영되기까지 최소 1~2년이 소요된다.

반도체, 자동차, 선박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석유제품(-42.2%), 무선통신기기(-9.7%), 자동차 부품(-34.0%)의 수출은 여전히 감소세를 보였다.

석유제품은 최근 유가가 소폭 상승하고 있지만, 글로벌 석유 수요 감소와 공급 과잉 지속으로 인한 단가 하락에 따라 수출도 동시 하락하며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무선통신기기는 글로벌 수요 부진 영향을 받고 있으나,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 회복세 전망에 따라 휴대폰 부품 수출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 부품은 지난달보다 감소 폭이 다소 둔화한 모습이다. 향후 미국·유럽 등 완성차 공장의 조업 재개와 경제 활동 재개로 둔화 폭은 감소할 전망이다. 하지만 재고 부담에 따른 생산량 조정과 글로벌 자동차 판매 부진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나라별로는 우리 최대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에서 상승을 주도했다. 중국은 지난달 6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 9.5% 증가했고 이달 초에도 여전히 9.4%의 증가세를 보였다. 미국 역시 6월 -8.3%로 회복세를 보이다가 7월 초에 7.3% 늘었다.

중국의 경우 투자·소비·생산 등이 2∼3월 최저점을 기록한 뒤, 중국 정부의 부양정책 추진 및 신SOC 투자 확대(중국 양회 발표)에 따른 제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수출은 지속 확대할 전망이다. 미국은 여전히 코로나19 증가세로 성장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나, 유럽과 마찬가지로 생산·소비 지표가 회복세를 보인다. 아세안은 각국 정부의 봉쇄 해제·완화 조치에 따른 건설업·제조업 등의 점진적인 경기 회복이 예상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향후 코로나19 영향이 지속할 수 있으나, 현재 시점에서는 과거의 금융위기, IMF, 저유가 위기 등과 다르게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하반기 주요국들의 경제 재개, 대규모 투자가 예상됨에 따라 우리 수출의 반등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양세훈 기자 twonews@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