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불매 1년… 일본 식품수입은 줄었지만 식품 원료 수입은 여전

김승권 기자
입력일 2020-07-06 16:19 수정일 2020-07-06 18:06 발행일 2020-07-0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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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 요플레 닥터캡슐 원재료 표시 등 제품 정보 모습 (사진=김승권 기자)

지난해 7월 일본 아베 정부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일본 불매운동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년 간 국내 식품업계의 일본 완제품 수입은 줄었지만 식품 원료(첨가물) 수입은 그대로 인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안전정보포털 ‘식품안전나라’에 따르면 지난 7월 5일부터 올해 7월 5일까지 일본 가공식품 수입은 1만4197건으로 전년 동기 2만5174건보다 40% 가량 줄었다.

반면 식품첨가물 수입 건수는 같은 기간 5439건으로 전년의 5897건보다 약 7.7% 감소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하반기 일본산 원료가 들어간 제품까지 불매하자는 청와대 국민 청원이 2만명이 넘을 정도로 불매 운동이 강하게 진행됐지만 실제 성과는 미미한 셈이다. 

이처럼 식품 첨가물 불매 운동 성과가 미미한 건 소비자가 그만큼 관련 내용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현행 식품법상 가공식품에 제3순위 원료의 원산지를 기입하면 된다.

즉 제품에 들어간 양이 많은 3가지 원료만 원산지를 표기하면 되고 미량인 경우 표시 의무가 없는 것이다. 또 1순위 원료가 98% 이상을 차지할 경우에는 1순위만 표기해도 무방하다. 이런 이유로 한국 식품에서 자주 사용되는 일본산 첨가물인 향료, 녹차 농축액, 콜라겐 소시지 케이싱, 자당지방산에스테르 등에는 원산지가 표시되지 않고 있다.

실제 농협목우촌은 소시지 제품에 사용하는 ‘콜라겐 소시지 케이싱’은 일본에서 수입되는 첨가물이지만 해당 원료에 대한 원산지가 없다. 콜라겐 소시지 케이싱은 소시지의 겉면을 싸는 얇은 막인데 이것이 전체 제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해서다. 현재 해당 첨가물 생산은 국내 기술로는 생산이 불가능해 일본산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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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식품안전나라 수입첨가물 검색 결과 (사진=식품안전나라 캡처)

빙그레도 ‘요플레 닥터 캡슐’ 제품에 일본산 ‘프로텍트 캡슐’이 288mg 가량 사용되지만 원산지는 빠져있다. ‘프로텍트 캡슐’은 일본 모리시타 진탄 시가공장에서 생산되는 유산균을 감싸는 미세한 캡슐이다.

크라운해태제과도 일본산 카라멜 색소, 바닐라 향료 등을 쓰고 있지만 원산지 표시가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원산지 표시 강화에 대한 소비자 민원이 잇따르자 당국에서는 원산지 표시 확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식품의 다양성 측면에서 일본 시장이 크고 기술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완전 대체는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 빙그레는 해당 원료의 국내산 교체를 위해 준비 중이지만 기술력 있는 국내 업체를 찾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해당 기술이 국내서 대체 가능한 업체를 찾고 있는데 마땅한 업체가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미세한 캡슐 제조가 가능한 업체가 있으면 곧바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크라운해태 관계자 역시  "당초 계획한대로 원료 교체를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김승권 기자 peac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