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디저트로 한 끼 해결… '스내킹' 카페가 뜬다

김승권 기자
입력일 2020-07-01 07:10 수정일 2020-07-01 07:10 발행일 2020-07-01 13면
인쇄아이콘
Z세대 겨낭 '디저트 카페' 창업 각광
2020070101010000034
(사진출처=게티이미지)

간편식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빵이나 샐러드 등 간단한 디저트식 식사를 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세계적인 외식 전문가인 스탠포드대 김소형 교수는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의 식문화를 ‘스내킹’이라고 표현한다. 삼시세끼 대신 5~7끼 나눠 먹는 문화를 말한다. 베이커리, 베이글, 샐러드, 샌드위치, 도시락, 포만감을 주는 음료 등 들고 다니기 편한 ‘이동성 식품’이 인기를 끌고, 이와 더불어 배달과 포장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국내에서도 베이커리나 베이글 등 디저트 메뉴의 차별화로 점포 경쟁력을 높인 디저트 카페가 늘고 있다.

◇유대인의 전통 음식에서 유럽인들과 뉴요커들의 아침식사 용으로 베이글 인기 

clip20200629221224
카페 라떼떼 매장 전경 (사진=브릿지경제DB)

국내에서 이어지는 베이글 열풍은 최근 유럽 및 미국의 시장 트렌드와 유사하다. 우리나라도 단일 품목으로 베이글이 많이 팔리는데 그 이유는 부드러우면서 쫀득쫀득 한 우리의 전통 음식인 ‘떡’과 닮아 있어서다. 베이글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딱딱하고 맛도 별로 없어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중독되어 간다고 한다. 그 이유는 베이글은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깊은 맛이 나기 때문이다.

‘카페라떼떼’는 아라비카 원두 커피와 함께 베이글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유럽 스타일의 수제 베이글을 킬러 메뉴로 내세우면서 카페 창업시장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최근 국내 로컬 커피 전문점의 가장 큰 문제는 과당경쟁으로 수익성이 낮다는 것이다. 아메리카노 한 잔에 4000원 내외 하는 고급 커피는 소비자의 가격 저항에 부딪히고, 1500원 이하의 커피는 점포 매출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카페라떼떼는 커피 이외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강력한 메뉴인 수제 베이글을 선보이면서 가맹점을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

특히, 카페라떼떼는 정통 수제 베이글로 차별화에 성공했다. 신선한 생지로 매장서 직접 구워서 내놓는 수제 베이글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베이글카페’도 점포를 늘려가고 있는 중이다. 뉴욕핫도그베이글, 불고기버거베이글, 핫베베큐치킨베이글 등 차별화 메뉴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베이글&크림치즈를 콘셉트로 하는 ‘뉴욕베이글’도 인기다. 15가지 베이글빵과 18가지 크림치즈 조합으로 다양한 베이글 맛을 즐길 수 있고, 베이글빵과 연어, 참치샐러드, 에그샐러드, 치킨샐러드 등으로 만든 베이글샌드위치가 차별화 메뉴로 꼽힌다. ‘코끼리샌드위치’ 또한 베이글빵과 하몽과 스테이크를 주 재료로 한 베이글샌드위치로 인기몰이 중이다. 이밖에 기존의 커피전문점이나 디저트 카페, 베이커리 카페, 빵집 등에서도 베이글 메뉴를 속속 내놓고 있는 중이다.

◇ 수제 베이커리, 카페 창업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라

clip20200629221145
백종원 빽스 커피 베이커리 빵 제품들 (사진=브릿지경제DB)
수제 베이커리 카페도 뜨고 있다. 즉석에서 구워주는 구수한 빵 냄새에 고객의 발걸음이 잦아들면서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이에 한동안 중대형 커피전문점으로 쏠렸던 중산층 창업 수요자들도 매출을 좀 더 끌어 올릴 수 있는 메뉴를 갖춘 베이커리 카페로 눈을 돌리고 있다. 즉, 과당경쟁을 하고 있는 중대형 커피전문점의 대안으로 수제 베이커리 카페가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서울 신사역 ‘빽스커피 베이커리’는 항상 고객들로 만원이다. 매장에서 즉석으로 만든 다양한 베이커리를 즐기려는 고객들로 피크 타임에는 주문하는 긴 줄이 늘어질 정도로 장사가 잘 된다. 작년 9월에 문을 연 이 매장은 신 메뉴가 속속 출시되면서 신선한 베이커리를 즐기고자 하는 고객이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마크빈’은 천연발효빵으로 맛과 건강을 모두 생각한 웰빙 빵을 내세우고 있다. 100% 수제로 매장에서 직접 구워 내 놓는 콘셉트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면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베이커리 메뉴는 크루아상류, 소프트류, 유럽빵, 샌드위치 등 50여 가지나 된다.

수제 유기농 베이커리도 인기다. 안양시 호계2동의 ‘블랑제’는 건강한 유기농 빵과 케이크, 쿠키 등을 판매하는 동네 빵집이다. 아담한 공간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당일 만들어 판매할 소량의 빵이 진열되어 있고, 매장 안쪽에는 직접 빵을 굽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되돼있다.

이 점포는 흔히 볼 수 있는 빵이 아니라 특색 있는 빵들로 진열돼 있다. 국내산 100% 쌀과 생크림, 무염버터로 만든 쌀 식빵과 유기농밀, 아몬드 크림, 와인, 무화과를 넣어 만든 무화과 빵 등 품목이 다양하다.

유기농 수제식빵 전문점 ‘블럭제빵소’는 유기농 식빵을 내세워 소비자와 소자본 창업자들의 인기를 끌면서 작년에 100호점을 돌파했다. 블록제빵소는 ‘블럭연구소’를 설립하고 자체개발을 통한 식빵용 유기농밀가루와 가맹점에서 쉽게 제조가 가능하도록 프리믹스, 블루베리잼 등을 공급하고 있다.

◇ 디저트 카페 창업시 유의할 점

창업 전문가들은 베이커리, 베이글과 함께 케익, 머핀 등 다양한 디저트 메뉴를 갖춘 카페가 기존 카페의 장점과 미래 트렌드를 모두 갖춘 ‘융합 트렌드’로 다음 창업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페 창업수요가 여전히 있는데다, 커피 및 음료와 함께 먹는 트렌드에 맞아 판매 객단가를 높일 수 있고, 초보자도 창업하기에 큰 기술이 필요 없는 업종이기 때문이다. 디저트 카페는 카페 창업을 선호하는 창업자들에게 품위와 수익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주의할 점도 있다. 우선 점포입지를 잘 선택해야 한다. 디저트 수요가 증가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젊은 여성들 고객에 한정되어 있어서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는 “대학가나 오피스 상권, 젊은 주부들이 많이 거주하는 대단위 아파트 상권을 배경으로 하는 입지를 선정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한다.

또 수제로 만든다고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니다. 반드시 제품의 품질이 좋아야 수제의 장점이 발휘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인테리어 또한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생활에 찌든 현대인들의 힐링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도 방법이다. 강 교수는 “이런 경우 창업비용이 다소 많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점포비가 저렴한 도심 외곽에 입점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김승권 기자 peac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