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서울로 다시 돌아온 집값 ‘역풍선효과’…수도권 전역 규제 영향

문경란 기자
입력일 2020-06-29 15:36 수정일 2020-08-25 06:40 발행일 2020-06-30 1면
인쇄아이콘

정부의 6·17 규제 이후 상승폭이 확대된 서울 아파트시장 (사진= 연합뉴스)

6·17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이어가며 또 다시 꿈틀 거리고 있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서울 강남 일대와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최고 신고가를 경신하는 거래가 연이어 생기고 있다. 정부가 수도권 전역을 규제 지역으로 묶자 서울과 수도권의 규제 강도가 차이가 없어지자 실수요 및 투자자들이 다시 서울로 몰려든 '역풍선효과' 탓으로 분석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26일 기준 서울의 경우 전주 대비 아파트값이 0.12% 올랐다. 규제 전인 2주차의 0.05%, 규제 직후인 3주차의 0.10%보다 가격 오름세가 더 커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살펴보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본격 송파구 잠실동 일대에서는 대책 발표 일주일 만에 실거래가가 2억원이나 급등한 단지가 나왔다. 잠실 리센츠 전용 27.68㎡는 지난 18일 9억원에 거래됐다가 24일 11억1000만원으로 2억원 오른 가격에 실거래됐다. 잠실동에 인접했지만 이번 규제에서 벗어난 신천동 파크리오의 경우 전용 144㎡가 15일 5층이 19억원에 거래됐는데, 대책 이후인 20일 2층이 19억8000만원에 매매되고 26일 30층이 22억4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 기록을 다시 쓰는 중이다.

또한 중저가·소형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노도강 일대에서도 풍선효과가 다시 감지되고 있다. 상계주공 아파트에서는 6·17 대책 이후 신고가 단지가 속출하면서 전용 57㎡의 실거래가가 7억원을 넘어섰다. 중계동 경남아너스빌 84㎡의 경우 올해 들어 한 번도 매매가 없다가 대책 발표 이후인 20일 6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6·17 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시세차익을 기대한 수요자들이 서둘러 계약을 진행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시중에는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또한 기존 다주택자의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저가 아파트는 시세를 견인하는 중이다. 

6·17 대책 이후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값 상승은 활발한 거래량이 뒷받침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계약이 신고된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5619건으로, 이미 지난달 거래량(5479건)을 넘어섰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6.17대책이 추가 구입을 막고 있지만 저금리와 풍부한 부동자금들을 고려할 때 적어도 강보합 또는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경란 기자 mgr@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