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호텔은 ‘80%’ 텅텅, 제주호텔은 80% ‘꽉꽉’

노연경 기자
입력일 2020-06-23 16:06 수정일 2020-06-23 16:08 발행일 2020-06-2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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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호텔서울과 롯데호텔제주 전경
외국인 비지니스 출장객과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서울 시내 호텔들은 높은 공실률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제주 특급호텔은 해외여행과 신혼여행 대체지로 떠오르며 객실 가동률이 예년 수준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롯데호텔서울(왼쪽)과 롯데호텔제주 전경.(사진=롯데호텔)

서울 도심 호텔과 제주 지역 호텔의 온도차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외국인 비즈니스 출장객과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긴 가운데 제주는 해외여행과 신혼여행 대체지로 떠오르면서 고객이 늘고 있는 반면, 서울 도심은 객실이 남아돌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제주의 대표적인 특급호텔인 제주신라호텔과 롯데호텔제주는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의 평균 객실 가동률(OCC)과 예약률을 보이며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제주신라호텔은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현재 호텔 객실을 80% 정도만 운영하고 있는데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이번 달 예약은 모두 마감된 상태다. 7~8월도 6월 첫째 주부터 예약이 몰리기 시작해 50% 정도 예약이 마감된 상태인데 신라호텔에 따르면 이 정도 예약률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제주신라호텔 관계자는 “6월이 시작되면서 그동안 코로나19 추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7~8월 여름 휴가 준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호텔제주는 평소 가족단위 투숙객이 80%에 이를 정도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요즘에는 해외여행을 떠나지 못 한 젊은 투수객들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1년 전에 비해 OCC는 10~15% 낮은 수준이지만 코로나19 영향을 감안하면 선방한 편이라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반면 외국인 비지니스 고객, 관광객 위주였던 도심 지역의 호텔들은 공실률이 80%에 달하는 등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 하고 있다. 같은 5성급 호텔이라고 해도 롯데호텔서울은 제주와 달리 객실 10개 중 8개가 비어있는 상황이다.

이에 5성급 호텔인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부터 비즈니스 호텔인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 남산까지 서울 시내 호텔들은 최근까지 TV홈쇼핑에서 반값 세일을 진행하기도 했다. 두 호텔 모두 홈쇼핑에서 숙박권을 판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와 서울역과 바로 연결되어 있는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 남산 모두 위치적 특성 때문에 외국인 투숙객 비율이 각각 70%, 65%에 달하는 곳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하늘길이 막히면서 이 수요가 모두 사라졌다.

한 특급 호텔 관계자는 “서울 시내 호텔의 경우 조식 메뉴를 강화하거나 이색 패키지를 내놓는 등 국내 호캉스 수요를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60~70%가 외국인 투숙객이었던 상황에서 호캉스 수요만으로 객실을 채우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노연경 기자 dusrud119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