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라떼] 22대 국회도 ‘여소야대’…전직 여야 “각각 쇄신과 책임 필요”

권새나 기자
입력일 2024-04-13 06:15 수정일 2024-04-13 09:10 발행일 2024-04-1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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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경 “정부여당, 완전한 체질 개선과 국면 전환만이 살길”
홍일표 “당정관계 유지하면서도 독자적 영역 개척해야”
이목희 “민주, 21대 잘못 반복 안 돼…도덕적 문제 주의”
김형주 “수권정당으로 균형 잡힌 정책과 목소리 내야”
출구조사 여야표정<YONHAP NO-6178>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와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당 관계자들과 10일 국회에서 총선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보고 있다. (연합)

“나 때는 말이야” 사람들이 현재를 지난날과 비교하며 지적할 때 자주 붙이는 말이다. 이를 온라인상에서는 ‘나 때’와 발음이 유사한 ‘라떼’라고 부른다. 브릿지경제신문은 매주 현 21대 국회 최대 현안에 관해 지금은 국회 밖에 있는 전직 의원들의 훈수, 라떼를 묻는다. 여권에선 국민의힘의 김재경·홍일표 전 의원,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에선 김형주·이목희 전 의원이 나섰다.

4·10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 의석을 확보, 원내 1당을 차지하면서 ‘여소야대’ 구도가 22대 국회에서도 이어지게 됐다.

지난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완료 결과, 민주당과 비례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총 175석을 확보해 과반 이상 의석을 달성했다.

조국혁신당(12석), 개혁신당(3석), 새로운미래·진보당(각 1석)을 포함하면 범야권 의석은 192석에 달한다. 22대 국회에서 민주당을 중심으로 이 같은 범야권 세력이 힘을 합칠 경우 막강한 입법권을 갖게 될 전망이다.

반면 108석의 국민의힘은 대통령 탄핵·개헌선(200석)만 가까스로 막아냈을 뿐, 정책·입법 주도권을 범야권에 고스란히 내주게 됐다. 특히 22대 국회 시작과 동시에 윤석열 정부의 국정 드라이브에 브레이크가 걸리고, 야권의 정부여당을 향한 압박 역시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총선에서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참패한 것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고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겠다고 밝힌 것은 야당과의 협력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총선 결과 발표 직후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선거 참패에 따른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총선 결과와 관련해 여야 전직 의원들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과”라며 정부여당의 쇄신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김재경 전 의원은 “당내에서도 걱정이 많았다”며 “언론 등을 통해서 참패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대책과 대안을 내놓지 못해 예견된 결과라고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완전한 체질 개선과 국면 전환만이 살 길”이라며 “이제 당 안팎으로 다양성을 담아내는 개혁적인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홍일표 전 의원도 총선 결과를 맞이하는 부분에 있어 당정 관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홍 전 의원은 “뼈를 깎는 쇄신이 필요하다”며 “그런 부분에 있어 대통령이 많이 바뀌어야 한다. 당정 관계를 잘 유지하면서도, 당이 독자적인 정치적인 영역을 개척해 나가는 걸 존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목희 전 의원은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과 잘못된 선거 전략이 국민의힘의 대표적인 참패 요인”이라면서 “여기에 더해 의정갈등을 사전에 해결하지 못한 게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정기조를 확실히 전환하고, 국민과 소통하면서 국민이 바라는 바를 실천해야 한다”며 “이대로 가면 오는 지방선거도 참패할 것”이라고 했다.

전직 의원들은 총선에 압승한 민주당을 향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총선 과정에서 민주당 역시 잘한 부분이 없다는 지적이다.

이 전 의원은 “민주당이 공천에서 잡음이 없었다면 보다 많은 의석수를 확보하고, 범야권은 200석이 넘었을 것”이라고 짚으며 “21대에서 잘못한 것들을 반복하면 안 된다. 정부여당을 확실하게 견제하고 대안을 내 국민들로부터 인정받고 도덕적인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김형주 전 의원도 “마지막에 부울경 지역의 역풍이 불어 일부 5~7석 손해를 본 것 같다”며 “이 같은 총선 결과는 민주당이 잘한 것도 아니고, 오롯이 윤석열 정부가 잘못한 결과였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이제부터 민주당이 수권 정당의 이미지를 보여 줘야 된다”면서 “국정 파트너로서 책임 있는 자세와 균형 잡힌 정책,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처럼 정책이나 공약에 대한 검증 없이 지나간 총선도 없었다”며 “총선 과정은 엉망이었지만 지금부터라도 민주당이 문제가 된 의원들과 강성 지지자들에 대한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새나 기자 saen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