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오스카 주연상보다 조연상이 더 빛나는 이유!

이희승 기자
입력일 2024-03-11 10:10 수정일 2024-03-12 13:25 발행일 2024-03-1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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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년 역사중 흑인 조연상 수상자 겨우 열 명
삼수 끝 트로피 품에 안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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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상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는 루버트 다우니 주니어.(연합)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남녀조연상에는 이견이 없을 듯 하다. 영화 ‘오펜하이머’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세 번 만에, 영화 ‘바튼 아카데미’의 데이바인 조이 랜돌프가 흑인 배우로는 열 번째로 트로피를 품에 안은 것. 주연상을 받은 사람은 영화 ‘몬스터 볼’의 할 베리가 유일하고 앞서 조연상을 받은 배우는 고작 아홉 명이다.

무대에 오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제 혹독했던 유년기에 감사하다. 아카데미 측과 동료들에게 감사하다”는 벅찬 소감을 남겼다. 영화는 세상을 구하기 위해 세상을 파괴할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천재 과학자 J.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핵개발 프로젝트를 다뤘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역시 실존 인물인 미국 상무부 장관인 루이스 스트라우스역을 맡아 노인분장을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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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의 영화상을 휩쓸더니 결국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쥔 데이바인 조이 랜돌프.(연합)

국내 인지도가 높지 않은 랜돌프는 현지에서 무대와 TV에서 주로 활약한 배우다. 하지만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바튼 아카데미‘에서 사립학교 바튼 아카데미의 주방장 역할을 맡아 생애 최고 연기를 펼쳤다는 평가를 받으며 골든글로브·크리틱스초이스·배우조합상 등 굵직한 시상식을 거머쥐더니 결국 오스카를 품에 안았다. 상류층 아들이 베트남 전쟁을 피해 대학교에 진학할때 학비 조달을 위해 참전한 아들을 비극적으로 잃고 비탄에 빠진 인물.삶이 무너진 상황에서도 다음 세대를 아우르는 어른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냈다.

가수로 시작한 자신의 캐리어를 밝힌 그는 “흑인 여배우일 때도 흑인 여자를 할 때도 배우로 대해준 모든 분들, 어머니를 포함해 너의 길을 가라고 말씀해 주신 분들 감사하다”는 소감을 남겨 많은 박수를 받았다. 올해로 96회를 맞은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주관하는 미국 최대의 영화상이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