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 20%’ 반발…민주당 공천 잡음에 제3지대 본격 ‘영입전’

권새나 기자
입력일 2024-02-25 16:25 수정일 2024-02-25 16:27 발행일 2024-02-2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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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윤영찬·설훈 등 비명계 “평가 결과 납득 어려워”
전략 선거구 선정에 이수진 탈당…노웅래 단식 농성
집단 행동·탈당 러시 가능성…이낙연·이준석 ‘러브콜’
민주당 공천심사결과 발표하는 임혁백 공천관리...
더불어민주당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공천심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통보와 사실상 컷오프(공천 배제) 대상이 된 비명(이재명)계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공천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 비명계 의원들의 집단행동과 탈당 러시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 같은 민주당 내홍에 제3지대인 새로운미래와 개혁신당이 본격적인 영입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5선인 민주당 설훈 의원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현역의원 평가 ‘하위 10%’ 통보를 받았다”며 “납득하기도, 이해하기도 힘든 결과”라고 밝혔다.

설 의원은 “이것이 비명횡사이며 사천 아니냐”며 “절대 묵과하지 않겠다”, “계속 싸워나가겠다”고 했다. 그는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미래 입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다 논의 범위에 넣고 논의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와도 거취를 상의할 거냐는 질문에도 “여러 사람과 상의할 생각”이라며 부인하지 않았다.

민주당으로부터 현역의원 평가 하위권 통보를 받았다고 밝힌 이들은 하위 10% 김한정·박용진·박영순·윤영찬 의원, 11~20% 구간 송갑석·김영주 의원 등 6명으로 설 의원은 7번째다. 모두 비명계로 분류되며 현직 국회 부의장인 김영주 의원은 결과에 반발해 지난 19일 탈당을 선언했다.

사실상 컷오프 대상이 된 의원들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22일 총선 5차 후보자 심사를 마치고 서울 마포갑, 서울 동작을, 경기 의정부을, 경기 광명을, 충남 홍성·예산 등 5개 지역구를 전략 선거구로 선정했다. 이 중 홍성·예산을 제외하면 모두 민주당 의원이 현역인 지역구로, 해당 의원 4명은 공천 배제가 확정된 셈이다.

이 같은 발표 직후 동작을 현역인 이수진 의원은 탈당을 선언했다. 그는 “당과 국민과 공익, 승리가 아닌 사욕과 비리, 모함으로 얼룩진 현재의 당 지도부 결정에 분노를 넘어 안타까움까지 느낀다”고 말했다.

마포갑의 노웅래 의원도 “전략지역 선정은 공관위가 지도부의 꼭두각시 노릇을 한 것이라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노 의원은 곧바로 당대표회의실 단식 농성에 나섰다.

당내 공천 갈등이 격화되자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사퇴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이 대표는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진통으로 생각해주시길 바란다”며 “툭하면 사퇴하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는 모양인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365일 대표가 바뀔 것”이라고 일축했다.

잇따르는 공천 논란에 민주당 비명계 인사들은 비공개 모임을 통해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공천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향후 집단행동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집단 탈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와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은 공천 과정에서 반발하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개별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이낙연 대표는 최근 한 라디오에 출연, 하위 20%에 포함된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새로운미래에 합류해주시는 것이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합류 가능성을 강하게 말씀하신 분도 계시다”고 했다.

이준석 대표도 김영주 의원 등과 접촉을 시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양당에서 일어나는 부당한 형태의 공천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고 만약 낙천 이유가 불합리한 것이라면 적극적으로 접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권새나 기자 saen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