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비대위, 혁신·쇄신 강조…‘중·수·청’ 표심 공략 나설 듯

권새나 기자
입력일 2023-12-25 14:23 수정일 2023-12-25 14:25 발행일 2023-12-2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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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공식 취임…29일 첫 비대위원 인선 마무리
민주당과 차별화…젊은 실력파 중심 구성 전망
수직적 당정관계 손질·김건희 특검법 등 과제 산적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한동훈 장관<YONHAP NO-3356>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1일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이임식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내년 총선을 100여일 앞두고 국민의힘이 이번 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된다. 정치 신인인 한 지명자가 비상상황에서 집권여당의 사령탑을 맡게 되면서 그의 첫 비대위 인선에 관심이 쏠린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지명자는 26일 열리는 전국위원회에서 추천안이 의결되면 비대위원장으로 공식 취임한다. 국민의힘은 오는 29일까지 비대위원 인선을 매듭짓고 ‘한동훈 비대위’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우선 한 지명자의 비대위원 인선이 정치권의 주목을 받는다. 비대위는 비대위원장과 당연직인 원내대표, 정책위의장을 포함해 15명 이내로 구성된다. 한 지명자가 최대 12명까지 인선할 수 있다.

앞서 한 지명자는 ‘실력’을 비대위원 인선 키워드로 제시한 바 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표심을 공략할 수 있는 파격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같은 요구에는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주류를 차지하는 ‘586세대(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와의 차별화를 두고 ‘혁신’ 이미지를 강조하겠다는 뜻이 담겼다. 이에 따라 한 지명자가 젊은 실력파를 중심으로 비대위를 꾸리고, 대외적으로 국민의힘 에 대한 ‘쇄신’ 의지를 드러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한동훈 비대위가 출범하면 ‘수직적 당정 관계’에 대한 합리적인 손질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여당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건강하고 긴장감 있는 당정 관계가 비대위 성공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지명자는 지난 21일 법무부장관 이임식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이든 여당이든 정부든 모두 헌법과 법률 내에서 국민을 위해서 일하고 협력해야 할 기관”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과 여당이 수직적 관계가 아닌 수평적 관계라는 의미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한 지명자 앞에는 과제가 산적하다. 특히 이번 주 예상되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 처리 문제는 한 지명자가 넘어야 첫 번째 관문이다.

민주당은 오는 28일 열리는 올해 마지막 국회 본 회의에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특별검사법과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을 함께 강행 처리하겠다고 예고했다.

한 지명자는 법무부장관 재직 시절, 쌍특검과 관련해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이 원하는 선전·선동을 하기 좋게 시점을 특정해서 만들어진 ‘악법’”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쌍특검 처리 문제는 정치 신인인 한 지명자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앞서 민주당은 쌍특검을 이번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민주당은 한 지명자가 특검 수용을 거부하거나,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하면 ‘김건희 방탄 프레임’을 씌워 총선 전 집중 공세에 나설 모양새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서 한 전 장관이 악법이라고 얘기한 것은 매우 잘못됐다. 그 말씀을 할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다”라며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한동훈 장관의 이러한 답변에 어떻게 답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도 24일 “한동훈 비대위 체제의 ‘김건희 방탄’은 윤석열 정권 몰락의 서막을 열 것”이라며 총선 주도권의 고삐를 잡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 체제 출범과 동시에 여야의 총선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격렬한 충돌이 예상된다.

권새나 기자 saen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