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실련 “신청사 건립 재원 마련을 위한 일방적인 매각 부지 변경은 ‘밀실야합’”

김종현 기자
입력일 2023-11-01 16:20 수정일 2023-11-01 16:20 발행일 2023-11-0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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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과 김용판 의원의 합의를 이유로 변경
대구시의회가 바로 잡아야
대구경실련 “신청사 건립 재원 마련을 위한 일방적인 매각 부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제공

대구시가 신청사 건립 재원을 마련하고자 매각하기로 한 부지를 일방적으로 바꾼 것은 ‘밀실야합’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달 31일 “홍준표 대구시장과 김용판 의원(국민의힘, 대구 달서병)의 합의를 이유로 동인동 청사 등의 공유재산을 매각하기로 한 대구시의 결정은, 그 내용은 물론 절차적 측면에서도 정당성이 결여된 최악의 정책이다. (이는) 일방적으로 결정한 정책을, 밀실야합으로 다시 변경한 것으로 대구시정에 대한 불신을 심화시키는 결정이다”고 비판했다.

대구경실련에 따르면,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달 18일 옛 두류정수장 부지 일부를 매각해 대구시 신청사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했다. 홍 시장이 김 의원과 단독 회동을 통해 합의한 것이라고 한다. 이 합의에 따라 대구시는 성서행정타운, 칠곡행정타운, 중소기업명품관, 동인청사(건물), 동인청사(주차장) 5개 공유재산을 매각해 신청사 건립 재원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한다.

동인동 청사, 성서행정타운, 칠곡행정타운 등 대규모 공유재산 매각은 민선8기 홍준표 시장체제의 시가 신청사 건립 비용 충당, 임기내 1조5000억 원 채무상환 정책을 이유로 추진했던 일이다. 하지만 동인동 청사 등 공유재산의 가치, 용도 등에 대한 치밀한 검토와 시민의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매각은 장기적인 안목이 결여된 초단기적인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비판과 달서구, 북구가 지역구인 대구시의회 의원들의 반대 등으로 유보된 바 있다.

대구경실련은 “홍 대구시장이 김 의원과 단독회동에서 합의했다는 신청사 건립 비용 충당 방안은 홍 시장 체제의 대구시 기존 방침과 배치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옛 두류정수장 부지 일부를 매각해 신청사 건립 비용을 충당하기로 결정했던 시는 지난 7월 6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신청사 부지 활용 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매각 대상 부지를 9만㎡에서 8만㎡로 축소하는 것을 ‘신청사를 정상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자 마지막 제안’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11일에는 ‘대구시민의 절반이 넘는 60.5%가 신청사 예정지 옆 유휴 부지를 매각해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보고 있으며, 건립 시기에 대해서는 80.7%가 대구시 재정이 호전될 때까지 보류할 필요가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시가 발표했다.

홍 시장은 “이번 여론조사를 통해 시민도 미래세대에 부담을 지워가며 빚을 내 신청사를 짓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며 “꼭 신청사를 지어야 하면 유휴부지를 매각해 건립하는 것이 최적의 방안이라고 판단된다”고 밝힌 바 있다. 홍 시장과 시는 불과 1주일 만에 오직 김 의원과 단독회동에서의 합의만을 이유로 기존의 입장, 방침을 번복한 것이다.

대구경실련은 신청사 건립 비용 충당을 위해 동인동 청사, 칠곡행정타운 등의 공유재산을 매각하는 것은 채무상환 명목으로 매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 단체는 “신청사 건립 비용 충당을 이유로 동인동 청사 등 공유재산을 매각하는 것은 신청사 관련 갈등을 대구 전역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일인데도 홍 시장은 김 의원과의 야합으로 동인동 청사 등 공유재산 매각을 결정했다”며 “이는 홍 시장이 수시로 주장하는 ‘대구 50년 미래 밑그림’은 공허한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대구경실련은 “(홍 시장과 시가) 대구시민이 결정하고, 치열하게 경쟁했던 구ㆍ군이 그 결과에 승복한 신청사를 애물단지로 만들뿐만 아니라, 신청사 건립 공론화 과정과 결정을 정당성을 훼손하는 일을 했다”며 “대구시의회가 이를 거부하는 것은 밀실야합으로 결정한 부당한 정책을 바로잡는 일일뿐만 아니라 신청사 건립과 관련한 정책 결정 과정에서 배제될 정도로 추락해있는 대구시의회의 위상을 회복하는 일이기도 하다”고 토로했다.

대구=김종현 기자 gim139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