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닻 올리는 KT 김영섭號, 기대감 속 대대적 물갈이 주목

박준영 기자
입력일 2023-08-14 06:38 수정일 2023-08-14 06:38 발행일 2023-08-1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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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광화문 east 사옥. (사진제공=KT)

KT가 두 차례에 걸친 대표 선임 실패에 따른 리더십 부재 위기를 극복하고 올 2분기 호성적을 기록했다. 오랜 진통 끝에 차기 대표후보가 최종 결정, 그동안 발목을 잡던 리더십 부재 문제가 해소되면서 실적에도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차기 대표이사에 내정된 김영섭 후보가 ICT 전문가란 점에 주목, 향후 인사 및 조직개편 방향 등을 주시하고 있다.

1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2분기 매출 6조 5475억원, 영업이익 576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7%, 영업이익은 25.5% 증가하며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성과를 거뒀다.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등 어려운 대외 환경이 이어졌지만 견고한 펀더멘털(경제상태·가치·잠재성)을 기반으로 B2C와 B2B 사업의 균형 잡힌 성장과 사업수행 방법 개선 노력이 주효했다고 회사 측은 분석했다.

또한, 최근 김영섭 前 LG CNS 사장을 최종 차기대표 후보로 선임하면서 8개월여간 이어진 경영 공백도 끝낼 예정이다. 김 후보는 이달 말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의결 참여 주식의 60% 이상 찬성표를 받으면 정식 선임된다.

KT 노조는 김 후보 선임에 환영의 뜻을 비쳤다. 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모범적인 지배구조 수립과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한 이사회의 대표후보 선정 결과를 존중한다”며 “새 대표는 그간의 과정에서 비롯된 비상경영 상황을 조속히 해결하는 것은 물론, KT가 선도적 기업으로 재도약할 수 있는 힘과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 새로운 CEO 선임을 계기로 KT가 미래 성장의 길로 나가는 길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황성진 흥국생명 애널리스트는 “김 후보자는 통신, 디지털 전환(DX) 및 ICT 산업에 대한 전문성이 매우 높을 뿐 아니라 CEO로서의 능력 또한 검증됐다는 점에서 최선의 인사”라며 “경영 공백에 따른 불확실성은 완전히 해소됐다고 봐도 무방하고 새로운 리더십이 견인할 새로운 성장의 모습에 주목한다”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양호한 실적 성장을 예상하는 반응도 나온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CEO 선임 마무리에 따른 하반기 사업 정상화와 ICT 전문가인 신임 CEO에 대한 기대가 동시에 부각될 전망”이라며 “통신과 비통신 사업의 조화로운 성장세도 이어가고 있다. 하반기에도 양호한 실적 성장을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다만,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KT의 하반기 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문제는 대표 선임과정에서 발생한 혼란으로 인해 경영과 조직 안정성이 훼손된 부분이다. 정치권까지 가세하면서 KT는 대표 선임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신임 대표를 중심으로 조직 안정과 경영현안부터 신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통신업계는 조언하고 있다.

KT가 추진 중인 탈(脫)통신 및 신사업 가속화, 소유구조 개편 등의 난제 해소와 가계통신비 규제 및 알뜰폰 성장에 따른 통신시장 수익성 악화 등도 하반기 실적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어려웠던 환경을 극복하고 KT가 상반기 호실적을 거뒀다. 노조도 찬성의 뜻을 밝힌 만큼 CEO 선임 이후 빠른 경영정상화가 기대된다”며 “여전히 KT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하지 않다. 재무전문가이자 ICT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신임 대표를 중심으로 산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반기에도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영 기자 pjy6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