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에 1억 달러 투자

박준영 기자
입력일 2023-08-13 09:52 수정일 2023-08-13 12:47 발행일 2023-08-1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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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앤트로픽

SK텔레콤은 미국 생성형 AI 기업 ‘앤트로픽’에 1억 달러(한화 약 1300억원)를 투자하고, AI 사업 협력 강화를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SKT는 지난 5월 앤트로픽에 대한 시리즈C 투자에 이어, 이번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두 회사는 또한 향후 글로벌 텔코향 다국어 거대언어모델(LLM) 공동 개발 및 AI 플랫폼 구축 등에 힘을 모을 계획이다.

이번 SKT의 앤트로픽 지분 투자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SKT는 전략적 투자자로서 이번 투자를 통해 양사 간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함과 동시에 이를 기반으로 SKT-앤트로픽-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 간 지속 가능한 사업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앤트로픽은 오픈AI 출신 연구원들이 2021년 공동 설립한 생성형 AI 혁신 기업이다. 앤트로픽의 ‘클로드’는 오픈AI의 챗GPT와 더불어 현존 가장 뛰어난 AI 챗봇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최근 구글과 세일즈포스 등 미국 빅테크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앤트로픽의 기술력은 이미 업계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 이슈가 된 생성형 AI의 유해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헌법 AI’ 기술을 적용, 안전성 측면에서 큰 강점을 갖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 5월 AI 기술에 대한 보안·안전 문제 논의를 위해 앤트로픽을 포함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등 4社 CEO를 백악관으로 초청한 바 있다.

SKT와 앤트로픽은 LLM 공동 개발 및 AI 플랫폼 구축 등에 있어 사업 협력을 도모한다.

먼저 양사는 한국어, 영어, 독일어, 일본어, 아랍어, 스페인어 등을 포함한 글로벌 통신사향 다국어 LLM을 함께 개발할 계획이다. SKT는 이미 자체 개발·보유한 LLM의 성능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앤트로픽과 함께 새로운 다국어 LLM 모델을 확장함으로써 협력과 자강의 시너지를 발휘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앤트로픽은 기본적인 거대언어모델을 목적에 따라 미세 조정하고 최적화하는 툴을 SKT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GPT-3 개발자이자 앤트로픽 공동 창업자인 재러드 카플란이 LLM 전체 기술 방향 및 개발 로드맵을 담당한다.

두 회사가 공동 개발한 LLM은 앤트로픽의 클로드 모델과 더불어 SKT를 통해 국내 기업 등에 제공될 예정이다. SKT는 앤트로픽의 공식 프리미어 파트너사로서, 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객 유치 및 사업 확장에 나서게 된다.

이와 더불어 양사는 SKT 중심으로 결성된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의 AI 서비스 개발을 위해 다국어 LLM 기반 AI 플랫폼 개발에도 힘을 모은다. 이를 바탕으로 도이치텔레콤(독일어), e&(아랍어), 싱텔(영어) 등 각 기업은 각자 요구사항 및 현지 특색을 반영해 엔드 유저를 위한 AI 서비스를 속도 있게 개발한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공동창업자 겸 CEO는 “한국어 LLM을 개발해 본 역량과 오랜 통신업 경험이 있는 SKT는 통신 사업에 특화된 LLM을 함께 만들기에 최적의 파트너”라며 “통신산업을 혁신하기 위해 AI를 적극 활용하려는 SKT의 담대한 비전과 전략이 놀랍다”고 말했다.

유영상 SKT 사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AI 테크 기업인 앤트로픽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계기로 협력을 본격화할 것”이라며 “SKT가 보유한 한국어 AI 기술과 앤트로픽의 글로벌 AI 역량을 결합, 글로벌 통신사들과 더불어 AI 생태계를 주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준영 기자 pjy6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