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3사, 클라우드 게임 '빨간등'…"낮은 사업성·기술적 한계" 지적

박준영 기자
입력일 2023-08-01 05:50 수정일 2023-08-01 05:50 발행일 2023-08-0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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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5GX 클라우드 게임
SKT 모델이 ‘5GX 클라우드 게임’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SKT)

이동통신 3사가 5G 서비스의 주요 콘텐츠 중 하나로 내세운 클라우드 게임 사업에 적신호가 켜졌다. 낮은 사업성과 기술적 한계 등으로 국내 이용자의 눈길을 사로잡지 못하면서 서비스 활성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 원인이다.

이로 인해 이통사들은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운영 주체를 변경하는 등 클라우드 게임 사업에서 힘을 빼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3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T는 5GX 클라우드 게임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게임패스 얼티밋 서비스’를 오는 10월 1일부로 종료한다. 이후 게임패스 얼티밋 서비스는 SKT의 구독 서비스 ‘우주패스 all·life’의 추가 혜택 및 단독 상품으로 이용이 가능하며 이용요금도 인상될 예정이다.

앞서 KT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KT 게임박스’를 지난 6월 30일부로 종료했으며 LG유플러스는 지난 7월 1일 자사가 운영하던 엔비디아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지포스 나우’의 서비스 권한을 클라우드게임랩으로 이관했다.

클라우드 게임은 기기와 장소의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나 즐기도록 서버에 저장된 게임을 스트리밍하는 서비스로, 별도의 설치나 업데이트 과정이 없고 고사양 PC·콘솔 기기가 없이도 이용 요금만 내면 AAA급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게이머와 업계로부터 주목받았다.

특히,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 등의 강점을 지닌 5G는 전송속도가 중요한 클라우드 게임에 적합한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로 인해 이통 3사는 5G 상용화 이후 클라우드 게임 사업을 빠르게 전개하며 이용자 모시기에 나섰다.

하지만, 낮은 사업성과 기술적 한계가 클라우드 게임 사업의 발목을 잡았다. 5G 상용화 2년차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국내 이용자들은 클라우드 게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PC와 콘솔 게임기기 역시 가정마다 충분히 보급됐으며 게이머들은 이미 주요 게임사가 주관하는 직접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다.

또한, 3.5㎓ 대역을 사용하는 5G 서비스는 기존 LTE 대비 약 3.5배 빠르지만 입력과 게임 내 명령이 적용될 때 시간차가 발생하는 ‘인풋랙(응답지연)’을 완벽히 해결하지 못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1인칭 슈팅(FPS) 등 짧은 시간 내에 승패가 갈리는 게임에서 인풋랙이 발생한다는 것은 매우 치명적인 문제”라며 “클라우드 게임의 기술적인 한계가 여전히 명확하므로 이를 해결하는 것이 선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 클라우드 게임 수요는 매우 적은 상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1년 국내 클라우드 게임 시장 규모는 37억 4000만원으로, 2021년 국내 전체 게임 시장(20조 9913억원)의 0.02% 수준에 불과하다.

다만, 이통사들은 클라우드 게임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고려한 전략 방향 수정으로 KT 게임박스를 종료했다. 현재는 고객이 선호하는 새로운 방식의 모바일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클라우드 게임에 대한 게이머들의 반응이 좋지 않고 전반적인 시장 규모가 작은 것은 사실”이라며 “새로운 수익 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통신업계도 고민 중에 있다. 사업 계획 조정 등을 통해 클라우드 게임 사업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준영 기자 pjy6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