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둔 노사 ‘동상이몽’ 여전…수정안 제출 없이 신경전만

김성서 기자
입력일 2023-07-04 17:32 수정일 2023-07-04 17:33 발행일 2023-07-0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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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감은 류기정 사용자위원<YONHAP NO-2930>
4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10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왼쪽)와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자리하고 있다.(연합)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할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가 열렸지만 노사간 입장차만 재확인했다.

최임위는 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0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논의에 나섰다. 앞서 지난달 29일 박준식 위원장은 양측의 최저임금 수정안을 제출할 것을 요청했으나, 노사는 별도의 수정안을 제출하지 않은 채 기존의 입장만 되풀이했다.

사용자위원들은 이날 발표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경제성장률이 하향조정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류기정 경총 전무는 “조정된 올해 경제성장률이 1.4%인데, 이는 우리 경제상황이 여전히 어렵다는 것”이라며 “경기침체 상황 속에서 노동계 주장처럼 최저임금을 고율 인상하게 된다면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의 생업은 존폐기로에 설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명로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역시저임금 수준 결정 기준인 소득분배율을 고려하면 저임금 노동자들의 비교대상 집단을 고·중임금 근로자가 아닌 임극소득 자체를 얻지 못하는 실직자와 비교해야 할 것“이라며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될 경우 일반 중소기업 사업주에게 많은 부담이 돼 고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근로자위원들은 고물가 상황인 점을 강조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최저임금 결정 공익위원 산식에서 적용된 지난해·올해 물가상승률은 각각 0.7%p, 0.6%p 낮게 잘못 예측했다“면서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로 실질임금이 삭감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20년부터 임금보전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 역시 ”작년 고용노동부 통계자료를 보면 300인 미만 민간사업장의 노사임금협상률은 5.1%였는데, 이는 2022년 최저임금 인상률과 동일하다“면서 ”노동조합이 없는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이 곧 자신의 임금인상률이라는 상황이다. 고물가 상황에서 생계비를 제대로 검토해 심의하길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세종=김성서 기자 bible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