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국가와 국민 생각한다면 긴축·건전 재정 불가피”

정재호 기자
입력일 2023-06-28 22:41 수정일 2023-06-28 22:41 발행일 2023-06-28 99면
인쇄아이콘
국가재정전략회의 발언하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정치적 야욕이 아니라 진정 국가와 국민을 생각한다면 긴축·건전 재정이 지금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재한 ‘2023년 국가재정전략회의’ 모두발언에서 “인기 없는 긴축 재정, 건전 재정을 좋아할 정치권력은 어디에도 없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이날 회의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지난 1년간 재정 운용 성과를 평가하고, 2023∼2027년 중기재정운용과 2024년도 예산 편성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됐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등 당 지도부와 한덕수 국무총리 및 전 국무위원, 대통령실 참모진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배경에는 ‘바르게 쓰는 나라살림, 경제를 희망차게, 국민을 희망차게’라고 쓴 걸개가 내걸렸다.

윤 대통령은 “지난 1년간 전 정부의 무분별한 방만 재정을 건전 기조로 확실하게 전환했다”며 “역대 최대 규모인 24조 원의 지출 구조조정을 했고, 무분별한 현금 살포와 정치 포퓰리즘 배격으로 절감한 재원으로 진정한 약자복지 실현을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각에서는 여전히 재정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빚을 내서라도 현금성 재정 지출을 늘려야 된다고 주장한다”며 “이것은 전형적인 미래세대 약탈이므로 단호히 배격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진정한 부모가 누군지 가리는 솔로몬 재판에서 보듯, 국민을 진정으로 아끼는 정부는 눈앞의 정치적 이해득실보다 국가와 미래 세대를 위해 재정을 건전하게 운영하는지 여부로 판가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붉은색 넥타이를 맨 윤 대통령은 “위기는 기회”라며 재정 정상화 및 개혁 계기로 삼겠다는 뜻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효과 분석 없이 추진된 예산, 돈을 썼는데 아무런 효과도 나타나지 않는, 왜 썼는지 모르는 예산, 노조·비영리단체 등에 지원되는 정치적 성격의 보조금은 완전히 제로 베이스에서 재점검해야 한다”며 “표를 의식하는 매표 복지 예산은 철저히 배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군 장병 처우 개선, 취약 계층 사회서비스 확대,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첨단과학기술 R&D(연구·개발) 등에는 더 과감하고 효과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한 국무위원들에도 “소관 부처 예산을 확보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국무위원으로서 철저하게 국가 장래와 국민 시각에서 토론하라”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말도 안 되는 정치 보조금은 없애야 한다”며 “경제 보조금은 살리고, 사회 보조금은 효율화·합리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국고보조금은 예산 낭비가 없도록 관리를 강화하고,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국가재정과 민간 재원을 하이브리드로 투자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24년 예산편성과 중기재정운용 방향을 발표했다고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추 부총리는 “임기 말까지 건전 재정 기조를 흔들림 없이 견지하고, 세수 부족이 있더라도 올해는 적자국채 발행 없이 즉 추경 없이 재정을 운영하고, 내년 이후 국정운영 필수 소요는 차질 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제1세션에서는 국고보조금, 저출산 대응, 지역 활성화 과제에 대한 토론이 이뤄졌다. 이어 제2세션에서는 국방·R&D·복지 등 3대 중점 투자 분야와 글로벌 중추 국가 실현을 위한 공적개발원조(ODA) 등 재정투자 방향을 놓고 토론을 벌였다.

정재호 기자 cjh86@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