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방위 둘러싼 여야 주도권 경쟁 심화…민주, 시위성 간담회로 압박

김주훈 기자
입력일 2023-06-28 15:13 수정일 2023-06-28 15:14 발행일 2023-06-2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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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장제원, 위원장으로 모실 수 없어…위원장 사퇴 위해 모든 수단 동원”
조승래, 장제원 ‘우주항공청 우선 처리’ 조건에 “흥정말고 위원장 역할이나 제대로”
간담회 불참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 자리 가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조승래 민주당 간사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과방위원-원자력안전위원장 간담회’에서 간담회에 불참한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의 자리를 가리키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를 둘러싼 여야 주도권 경쟁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과방위원장으로 선출된 직후부터 야당과 상임위 운영 문제를 두고 마찰을 빚고 있다. 급기야 장 위원장은 ‘우주항공청’ 처리를 조건으로 내세웠고, 야당은 이에 자체 현안질의를 추진하는 등 감정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 소속 과방위원들은 28일 국회에서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와 간담회를 개최하려고 했지만, 유국희 원안위원장의 불참으로 반쪽 간담회에 그쳤다. 민주당은 전날에도 TV수신료 분리 징수와 관련해 현안 간담회를 진행한 바 있다.

연일 과방위원들이 현안 간담회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과방위 파행이 있다. 이들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TV 수신료 분리징수 관련 현안질의를 위해 전체회의 개의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장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우주항공청 특별법’ 통과를 개의 조건으로 내세웠고, 이에 민주당은 소위 ‘시위성’ 현안 간담회 개최로 여당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과방위 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이날 원안위 현안 간담회에서 장 위원장의 상임위 운영에 대한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그는 “안위를 대상으로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된 국민들의 걱정과 관심에 대해 질의하고자 했는데, 장 위원장에게 방해받고 원안위는 간담회조차 거부하는 상황”이라면서 “이 모든 사달은 장 위원장의 이상한 과방위 운영에 있다”고 직격했다.

그는 무엇보다 “장 위원장을 위원장으로 모실 수 없다”며 “위원장 사퇴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또한 조 의원은 원안위가 언론 브리핑 금지를 조건으로 제시하며 일방적으로 간담회를 무산시켰다고 주장하며 비판했다. 그는 “원안위는 ‘위원장 대신 담당 국장의 현안 보고, 회의 과정 비공개’를 요구해 우리는 모두 수용했다”며 “그런데 원안위는 추가로 사후 보도자료 배포나 브리핑 미실시 확약도 요구해 이것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 위원장의 과방위 개의 조건은 명확하다. 야당이 요구하는 현안질의보다 먼저 우주항공청 특별법 등 법안 처리 일정에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야당은 장 위원장의 개의 조건을 ‘흥정’이라고 비판하며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등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장 위원장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저는 과방위원장으로서 여야 간의 첨예한 대립과 갈등을 풀기 위해 민주당이 법안 1·2소위 일정과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인 우주항공청 특별법의 7월 내 처리에 합의한다면, 민주당이 요구한 대로 모든 기관에 대한 현안 질의를 수용하고 법안 소위보다도 먼저 열겠다는 최종 중재안을 이미 제안했다”고 했다.

이에 조 의원은 “우주항공청이 흥정의 산물이 돼서는 곤란하다”며 “장 위원장은 더 이상 말도 안 되는 흥정으로 과방위를 어지럽히지 말고 국회법이 정한 위원장 역할이나 제대로 해라”고 맞받아쳤다.

김주훈 기자 jh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