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비전 프로' 보급형 개발 속도전…삼성전자, 'XR'기기 언제?

박철중 기자
입력일 2023-06-28 06:00 수정일 2023-06-28 06:00 발행일 2023-06-28 6면
인쇄아이콘
PYH2023060600270009100_P4
애플 ‘비전 프로’.(연합뉴스)

애플이 이달 초 공개한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의 차세대 모델 개발에 나섰다. 여기에는 보급형 모델도 포함될 것으로 보여 ‘공간 컴퓨터’로 규정한 새로운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비전 프로가 공개 한 달도 안된 시점에 후속 버전 개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항마로 꼽힌 삼성전자·구글·퀄컴 동맹의 확장현실(XR) 기기 출시 시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26일 블룸버그 통신은 애플이 착용형 공간 컴퓨터 비전 프로의 2세대 버전 개발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오는 가을(9∼10월) 아이폰 최신 버전인 아이폰15를 출시하고 아울러 12개월 동안 모든 주요 제품 라인에 대한 업그레이드 버전도 제공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비전 프로는 스키 고글처럼 머리에 착용하고 컴퓨터나 아이폰에서 해왔던 컴퓨팅 기능을 3차원(3D) 공간에서 구현될 수 있는 기기다.

애플은 이달 초 열린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이를 처음 공개하고, 내년 초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아직 이 비전 프로가 출시되지 않았지만, 2세대 버전에 개발 작업은 이미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또 2세대 버전은 고가형과 함께 저가형도 개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양이나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애플의 비전 프로 공개 당시 높은 찬사와 함께, 비싼 가격과 무게감, 배터리, 심지어 메스꺼움 등을 지적하는 부정적인 의견도 적지 않았다.

모건스탠리는 “증강현실(AR) 기술이 소비자에게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애플이 비전을 갖고 있음을 입증했다”며 “기존 제품과 비교해 세련되고 차별화됐고, 확실한 잠재력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헤드셋과 외부 배터리의 무게 등 해결해야 할 문제점도 제시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조안나 스턴 테크 칼럼니스트는 비전 프로를 쓰고 난 뒤 “코와 이마에 기기 무게가 느껴졌고, 약간 메스꺼웠다”고 말했다.

와이어드(Wired)의 로렌 구드 테크 담당 기자는 “몰입도를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좋았다”면서도 외부 배터리팩이 무거운 느낌을 받았고 헤드셋을 벗었을 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전했다.

애플은 비전 프로의 가격을 3499달러(457만원)로 제시한 바 있다. 예상보다 비싼 가격에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돼 왔다.

애플이 비전 프로를 앞세워 확장현실(XR) 시장에 새 바람을 불러 일으키며서, 삼성전자와 구글·퀄컴 동맹이 내놓을 XR 기기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이들 3개사는 지난 2월 미국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에서 XR 생태계 구축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현재까지 XR 기기에 대한 대부분의 사항이 베일 속에 가려져 있지만, 퀄컴 칩세트와 구글 운영체제(OS)를 탑재해 신개념 기능을 구현할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새로운 생태계를 만든다는 것은 한 회사의 힘으로만 되지 않는다”며 “칩세트와 플랫폼 강자인 퀄컴과 여러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센서뷰, 프로덕트를 잘할 수 있는 삼성 모바일, OS와 서비스를 잘하는 구글이 힘을 합쳐서 제대로 된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삼성전자가 이들 동맹들과 내놓을 XR기기는 올 연말 공개될 것으로 추정된다.

사미어 사마트 구글 제품 관리 담당 부사장은 지난달 구글 연례개발자회의(I/O)에서 삼성전자와 협업을 확인하며 “연말에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철중 기자 cjpar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