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포문 연 양향자 신당…대안세력 부상위해 벌써부터 견제도

김주훈 기자
입력일 2023-06-26 16:18 수정일 2023-06-27 08:44 발행일 2023-06-2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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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당 선언문 발표하는 양향자 위원장
양향자 한국의희망 창당준비위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한국의희망 창당발기인대회에서 창당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출신 무소속 양향자 의원이 ‘한국의희망’ 창당을 선언했다. 국민의힘·민주당에 맞서 정의당·금태섭 전 의원 등이 제3의 신당 필요성을 강조하며 창당을 추진하는 가운데, 양 의원이 먼저 포문을 연 것이다. 그러나 정치권의 시선은 싸늘할 뿐 아니라, 대안세력으로 부상하기 위한 이들 간 견제도 심화되는 모양새다.

양 의원은 2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창당 발기인대회를 열어 공식적으로 ‘한국의희망’ 정당의 출범을 선언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거대 양당체제에 맞선 제3의 대안 정당 창당이 정치권에서 추진되는 가운데, 양 의원이 먼저 뛰어든 것이다. 그는 이날 창당 선언문을 통해 거대 양당이 독점하고 있는 특권을 비판하는 동시에 자신의 신당은 국회의원이 지닌 모든 특권적 지위와 혜택·지원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그들이(국민의힘·민주당) 주도하는 정치 교체는 기득권 교체일뿐이며, 낡은 정치를 바꾸지 않으면 새로운 시대는 영원히 오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의희망은 국회의원의 모든 혜택을 포기해 국민이 바라는 특권 없는 나라, 그 혁신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 의원 신당이 내세운 양당체제 해체는 그동안 정치권에서 창당과 해산을 반복하던 제3지대 신당들이 내세운 가치다. 문제는 이같은 가치를 내세운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도 최근 국민의힘과 합당한 만큼, 정치권에선 신당에 대한 기대감은 적은 상황이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21대 총선 당시 이언주 의원의 신당이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등과 합당한 것을 언급, “이언주 의원 사례 같은 수순을 밞을 것처럼 보인다. 무엇보다 당을 계속 옮기면 혼란은 국민의 몫이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제3지대를 표방하는 정당 간 신경전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제3 정치세력과 재창당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금태섭·양향자 신당과의 통합 가능성에 “회의적”이라고 선을 그었고, 금 전 의원은 “우월감·오만함을 느껴 슬프다”고 직격하는 등 신경전이 펼쳐졌다. 총선을 앞두고 신당 창당에 불이 붙은 상황에서 이들의 신당이 몇 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주훈 기자 jh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