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국민연금, 70년 뒤 지급불능 피하려면… 2025년 연금 보험료율 2배 올려야

이정아 기자
입력일 2023-06-26 17:01 수정일 2023-06-26 17:49 발행일 2023-06-2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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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재정추계위 재정목표 수립…"실제 인상률은 13~15%선 될 것"
34년 뒤면 국민연금 소진?…5차 재정추계 본격 착수 (CG)
(사진=연합)

국민연금의 장기적인 운영이 가능하려면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7%로 두배 가까이 인상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는 이러한 전망을 바탕으로 오는 10월까지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26일 브릿지경제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제5차 국민연금재정추계전문위원회는 최근 국민연금 개혁안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회의를 열고 기금의 재정목표를 세웠다. 국민연금이 장기적인 재정안정을 이루려면 보험료율이 최소 17%까지 올라야 한다. 현재 국민연금 제도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현행 보험료율(9%)로는 추계기간인 향후 70년간의 지불능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위원회 추계에 따르면 기금은 2041년 적자로 전환되고 2055년에는 완전히 고갈된다.

이에 위원회는 국민연금의 장기적인 재정안정을 위한 보험료율을 추계하고 재정상태를 평가하기 위해 △재정평가기간 △재정목표 △재정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보험료율 수준 등 3가지 요소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본 뒤 재정안정화를 위한 5가지 재정목표를 가정했다.

먼저 위원회는 적립배율 1배 기준을 설정했다. 적립배율 1배란 추계기간 말인 오는 2093년에 기금 적립액이 최소 1년간 연금을 지급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이는 유동성 위기에 대비한 비상준비금 성격의 적립기금 보유를 목적으로 한다. 이보다 더 나아간 적립배율 2배·5배 기준도 있다.

위원회는 적립배율을 포함한 총 5가지 재정목표를 마련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보험료율은 인상 시점에 따라 17~24% 수준으로 추정했다. 더불어 재정목표 달성에 따른 보험료율 인상시점도 제시했는데, 만약 재정목표를 적립배율 1배로 확정할 경우 2025년에 국민연금 보험료는 17.86% 오르게 된다. 10년 뒤엔 2035년에 적립배율 1배로 확정할 경우엔 20.73%를 내야 한다.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
국민연금 재정목표 달성을 위한 보험료율 (사진=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 재정추계 초안)

문제는 적립배율 1배도 확정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적립배율 1배로 확정될 경우 현재 보험료율 보다 두 배 이상 인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험료는 직장 가입자의 경우 회사와 근로자가 절반씩 부담하고, 지역 가입자의 경우 가입자가 전액 부담한다. 기업과 지역 가입자 모두 보험료율 인상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번 초안은 오는 10월 발표될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의 토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날 재정목표는 재정추계전문위원회에서 재정목표에 따른 필요보험료율 수치를 계산해 보고한 것으로 실제 확정은 재정계산위원회에서 이뤄진다.

이와 관련, 위원회 한 위원은 “재정추계의 수치는 가정치인 만큼 확정된 수치는 아니다. 국민들이 받아들일 만한 보험료율이 우선”이라면서 “재정계산위원회 내부에선 보험료율 조정을 13~15% 사이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세종=이정아 기자 hellofeliz@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