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라떼] 이재명, 불체포특권 포기…여 "시기 놓쳐" vs 야 "국민 정서 상 옳아"

빈재욱 기자
입력일 2023-06-24 09:07 수정일 2023-06-24 09:07 발행일 2023-06-2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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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경 "의미 있지만 적기 놓쳐"
이목희 "시기 지적은 문제 해결 도움 안돼"
연설하는 이재명 대표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

“나 때는 말이야” 사람들이 현재를 지난날과 비교하며 지적할 때 자주 붙이는 말이다. 이를 온라인상에서는 ‘나 때’와 발음이 유사한 ‘라떼’라고 부른다. 브릿지경제신문은 매주 현 21대 국회 최대 현안에 관해 지금은 국회 밖에 있는 전직 의원들의 훈수, 라떼를 묻는다. 여권에선 국민의힘 김재경 전 의원,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에선 이목희 전 의원이 나섰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불체포 특권 포기’를 선언했다. 해당 선언은 기존 대본에는 없던 내용이었고 여야 모두 다양한 반응을 내놓았다. 민주당 내부에선 대체로 이 대표의 선언을 긍정적으로 바라봤지만 국민의힘은 “만시지탄”, “몰염치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김기현 대표는 “당 내부로부터의 퇴진압력, 사퇴를 요구하는 다수 국민 여론을 일시적으로나마 모면하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어떻든 만시지탄”이라고 평가했다. 또 김 대표는 이 대표를 향해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서 서명을 제안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21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조금이라도 혁신 의지가 있다면 오늘 중이라도 만나서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서에 함께 서명하자. 국회 로텐더홀에 책상만 하나 놓고 하면 되는 아주 간단한 일”이라며 이 대표와 민주당을 압박했다.

관련해 국민의힘 김재경 전 의원은 이 대표의 불체포 특권 포기 선언 시기가 늦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어쨌든 야당 대표 입장에서 그런 결정을 한 것에 대해서는 ‘의미가 있다’ 그 정도 평가는 해주고 싶다”면서도 “조금 시기를 놓친 아쉬움이 있다. 지난 2월 체포동의안 표결 때 민주당 내에서도 ‘정면 돌파를 하면 좋겠다’고 했는데 적기는 놓친 것 같다”고 했다.

불체포특권 포기와 관련된 현실성 논란엔 “원천적으로 고치려면 상당히 절차가 까다로운데 그걸 떠나서 스스로 포기하는 거 자체까지 막는 건 아니니까 국민적 바람이기도 하니 그런 관행이 정착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 이목희 전 의원은 이 대표의 선언이 시기와 관계 없이 옳은 결정이라고 봤다. 이 전 의원은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사건을 보는 관점은 다를 수 있다. 검찰에서 나오는 내용을 믿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그런데 정치를 함에 있어 국민의 정서와 요구가 제일 중요한 것”이라며 “국민 정서적 측면에서 보면 불체포 권리를 내려놓겠다는 선언은 옳다”고 말했다.

시기가 늦었다는 지적에 관해선 “‘그때는 이렇게 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식으로 자꾸 가정해서 얘기하는 것이 문제 해결에 무슨 큰 도움이 되느냐”며 “그것은 서로 자신의 옳음을 주장하기 위해 상대방을 비판할 때 쓰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건 아니”라며 “문제를 해결하자는 관점에서 보면 이재명 대표가 옳은 결정을 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의 불체포특권을 포기하자는 제안과 관련해선 “정치적인 의미는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헌법에는 엄연히 살아 있다. 정치적으로 그렇게 했다고 하더라도 ‘나는 불체포 특권을 행사하겠다’고 한 사람이라도 생각하면 그건 도리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빈재욱 기자 binjaewook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