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중국대사에 "대사는 본국 주재국 잇는 가교" …한 총리 "외교관으로서 부적절"

빈재욱 기자
입력일 2023-06-12 16:28 수정일 2023-06-12 16:30 발행일 2023-06-1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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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부 질문에 나온 '이재명 대표와 중국대사 회동'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김석기 의원의 대정부 질문 때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주한중국대사의 회동 화면이 나오고 있다. (연합)

최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초청한 자리에서 한국을 향해 강성 발언한 것과 관련해 대통령실은 12일 “가교 역할이 적절하지 않다면 본국과 주재국의 국가적 이익을 해칠 수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싱하이밍 대사와 관련된 입장을 묻자 “외교부에서 우리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고, 중국 주재 한국 대사관에서도 입장을 냈기 때문에 대통령실에서 특별히 추가할 입장은 없다”며 “대사라는 자리는 본국과 주재국을 잇는 가교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비엔나 협약 41조에서 외교관은 주재국의 법령을 존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또 같은 조항에서 외교관은 주재국 내정에 개입해선 안 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싱 대사의 발언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국민의힘도 싱 대사의 발언을 연이어 비판했다.

이날 진행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힘 김석기 의원은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싱하이밍 대사는 상습적으로 대한민국을 무시하는 오만한 태도를 보였다”며 “이번에 PNG(외교적 기피인물)를 지정해 싱하이밍 대사를 추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 총리가 “주중 대사의 행동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하자 김 의원은 “국민들께서 중국의 태도에 분노하고 있다. 잘 검토해달라”고 했다.

김 의원이 이 대표가 싱 대사 앞에서 굴욕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하자 한 총리는 “저도 주미대사로서 근무했습니다만 대사가 양국 간의 관계를 증진시키는 목적이 아니고 이렇게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것 같은 언사를 하는 것은 정말 외교관으로서는 대단히 부적절한 그런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김기현 대표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싱하이밍 대사의 발언은 양국의 경제 교류가 마치 중국의 일방적 시혜에서 비롯된다는 것처럼, 그릇된 인식이 깔려 있음을 확인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오만불손한 발언이자, 국장급이라는 일개 대사가 주제국을 향해 보복하겠다는 것으로, 무례하기 짝이 없는 발언”이라며 “양국의 경제 교류가 마치 중국의 일방적 시혜에서 비롯된다는 것처럼, 그릇된 인식이 깔려 있음을 확인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당한 주권국가인 대한민국을 향해 중국에 대한 순응을 강요하고, 콩고물을 얻으라는 식의 자세는 참을 수 없는 모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빈재욱 기자 binjaewook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