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윤석열 정부 비판 중국 대사 초치…“비상식·도발적 언행 엄중 경고”

김주훈 기자
입력일 2023-06-09 16:53 수정일 2023-06-09 16:57 발행일 2023-06-0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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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와 싱하이밍 중국대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저녁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고 있다. (연합)

외교부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강성 발언을 한 싱하이밍(邢海明) 주한중국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고 밝혔다.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은 9일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싱 대사를 불러들여 “외교 관례에 어긋나는 비상식적이고 도발적인 언행에 대해 엄중 경고하고 강력하게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장 차관은 특히 “주한대사가 다수의 언론매체 앞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과 묵과할 수 없는 표현으로 우리 정부 정책을 비판한 것은 외교사절의 우호관계 증진 임무를 규정한 ‘비엔나 협약’과 외교관례에 어긋나는 행위”라면서 “뿐만 아니라 우리 국내 정치에 개입하는 내정간섭에 해당할 수 있다”고 강력히 항의했다.

또한 “싱 대사의 이번 언행은 상호존중에 입각해 한중관계를 중시하고 발전시켜 가려는 양국 정부와 국민들의 바람에도 심각하게 배치되는 것”이라면서 “한중우호 정신에 역행하고 양국 간 오해와 불신을 조장하는 무책임한 것”이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장 차관은 이어 “이번 언행과 관련 외교사절의 본분에 벗어나지 않도록 처신해야 할 것”이라며 “모든 결과는 본인 책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전날 싱 대사는 성북구 중국대사 관저에서 이 대표와 한중 관계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싱 대사는 한중 관계가 경색되고 있는 이유는 온전히 윤석열 정부의 책임이라는 등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미국이 전력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 속에서 일각에서 미국이 승리할 것이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베팅을 하는 것 같다”며 “분명히 잘못된 판단이고 역사의 흐름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고, 반드시 후회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한국의 대중 무역 적자 확대도 “탈(脫)중국화 추진을 시도한 것이 더욱 주요한 원인”이라며 “한국이 대중국 협력에 대한 믿음을 굳건히 하고 중국시장과 산업구조의 변화에 ‘순응’하며 대중투자 전략을 조성하면 중국 경제 성장의 보너스를 지속적으로 누릴 수 있기를 믿는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김주훈 기자 jh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