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라떼] ‘자중지란’ 빠진 민주, 상임위원장·대의원제 놓고 내홍…전직 여야 “여러 악재 극복하려면 국민께 희생하는 모습 보여야”

정재호 기자
입력일 2023-06-03 08:49 수정일 2023-06-03 08:59 발행일 2023-06-0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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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경 “국면전환 위해 이재명 대표 모든 걸 내려놓아야”
홍일표 “주도권 다툼만 계속돼 정치 혐오감만 가중시켜”
이목희 “상임위원장 임명 관례 바꾸려면 의원들 총의 모아야”
김형주 “무작정 대의원제 폐지해 모든 권한 권리당원한테 주는 것엔 반대”
국기에 경례하는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연합)

“나 때는 말이야” 사람들이 현재를 지난날과 비교하며 지적할 때 자주 붙이는 말이다. 이를 온라인상에서는 ‘나 때’와 발음이 유사한 ‘라떼’라고 부른다. 브릿지경제신문은 매주 현 21대 국회 최대 현안에 관해 지금은 국회 밖에 있는 전직 의원들의 훈수, 라떼를 묻는다. 여권에선 국민의힘의 김재경·홍일표 전 의원,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에선 이목희·김형주 전 의원이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이 잇따른 악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자 혁신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갈수록 계파 간 ‘자중지란’ 양상만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민주당 몫으로 배정된 상임위원장을 채우는 데도 의견을 모으지 못한 가운데 대의원제 존폐 논쟁까지 불거지며 해묵은 ‘집안싸움’이 다시 가열되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쇄신을 결의해놓고는 정작 집안에서 자리싸움만 벌인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의원총회에서 최고위원과 위원장을 겸하는 문제, 장관이나 원내대표 등 요직을 거친 의원이 상임위원장까지 맡는 것에 대한 비판이 나오자 자당 몫 위원장 선출을 보류했다.

최근엔 친명(이재명)계 장경태 의원이 이끄는 당 혁신위원회가 대의원제 폐지·축소를 핵심으로 하는 혁신안을 내놓았지만 비명(이재명)계는 친명계가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로 불리는 강성 권리당원들의 영향력을 단번에 키우려는 의도가 깔렸다고 의심한다.

국민의힘 김재경 전 의원은 야당 내홍과 관련, “빨리 수습 되는 게 여야를 떠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 좋은 것 같다”며 “그러려면 국면전환을 위환 대책이 필요한데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모든 걸 내려놓는 게 답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같은 당 홍일표 전 의원도 “야당의 발전과 안정은 여야를 떠나 우리 정치의 중요한 사항”이라며 “야당이 지금 여러 악재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그걸 극복하려면 국민께 뭔가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야 되는데 패권이나 주도권 다툼만 계속되다보니 정치에 대한 혐오감만 더 가중시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목희 전 의원은 상임위원장 임명 논란과 관련, “그동안 국회에서 우리 당이 해왔던 관례를 지키는 게 좋겠다”면서도 “만약 관례를 바꾸려면 합리적인 이유와 의원들 전체의 의견을 수렴해 총의를 모아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형주 전 의원은 대의원제 폐지 논란과 관련, “강성 지지자들이 원하는 것처럼 무작정 대의원제를 없애고 모든 권한을 권리당원한테 주는 것에 반대한다”며 “다만 지나치게 대의원의 비중이 높은 부분은 시대의 변화에 맞게 합리적으로 조정하는게 맞다”고 말했다.

정재호 기자 cjh86@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