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국회도 ‘안갯속’…‘거야 입법 드라이브에 거부권’ 정국 이어지나

정재호 기자
입력일 2023-05-28 15:51 수정일 2023-05-28 15:52 발행일 2023-05-2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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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 국회 본회의 통과
국회 본회의에서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 전부개정법률안이 가결되고 있다.(연합)

거대 야당의 쟁점 법안 단독 처리에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맞서는 등 강 대강 대치 정국이 5월에 이어 6월 임시국회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당장 167석을 보유한 더불어민주당은 5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는 30일 간호법 제정안 재표결을 강행할 방침이다. 간호법은 앞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를 요구해 다시 국회로 넘어왔다.

재의결되려면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113석을 지닌 국민의힘이 당론 부결에 나서고 이에 따라 법안이 폐기될 것이 확실시돼 정국은 다시 급랭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미 민주당 주도로 본회의에 직회부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방송 3법 개정안)과 직회부를 앞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이 있는 상태에서, 국회 교육위에서 민주당이 단독 처리한 ‘학자금 무이자 대출법’(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개정안) 역시 직회부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6월 임시국회 전망이 짙은 ‘안갯속’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거대 야당 단독 처리→대통령 재의 요구→재표결→최종 부결’로 이어지는 극한 대치 양상이 9월 정기국회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민주당 행보를 ‘악법 폭주’로 규정하고 이를 부각하며 여론전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의석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전열을 단일대오로 재정비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지도부는 간호법 재의결이 예상되는 30일 소속 의원들에게 ‘본회의 총동원령’을 내렸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의원들에게 “지역 일정 및 해외 일정을 비롯한 모든 일정을 조정해 30일 본회의에 참석할 수 있도록 협조 요청한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간호법 재투표 시 ‘집단 부결’에 나서기로 이미 당론을 정했지만, ‘반대표 단일대오’를 극대화해 재가결을 확실히 틀어막겠다는 셈이다.

30일 본회의 안건은 아니지만 6월 임시국회에서 민주당의 강행 처리 가능성이 있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과 노란봉투법을 두고도 국민의힘은 대비책을 고심하고 있다. 우선 이들 법안의 본회의 표결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에 나서는 것을 검토 중이다. 노란봉투법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등 법적 대응도 할 계획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야당의 방송법 직회부에 반발, 지난달 14일 헌재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한 바 있다.

민주당은 대통령의 거듭된 거부권 행사를 ‘행정 독재’라고 비난하며 반격에 나설 태세다. 국회 입법권을 무시하는 거부권 행사가 반복될수록 여권에 대한 민심이 악화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30일 본회의에서 가결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없는’ 간호법 재표결을 밀어붙이는 것도 이런 전략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6월 임시국회에서도 쟁점 법안들에 대해 강한 입법 드라이브를 걸 생각이다. 본회의에 직회부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과 직회부를 앞둔 노란봉투법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이들 법안에도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점쳐지는 만큼 본회의 처리에 앞서 여론전에 주력,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 ‘행정 독재’라는 점을 최대한 부각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은 김진표 국회의장이 별도 중재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본회의에 여야가 합의한 수정안이 올라갈 수도 있다.

정재호 기자 cjh86@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