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우크라에 포탄 지원”…무기 지원 현실화되나

정재호 기자
입력일 2023-05-25 16:50 수정일 2023-05-25 17:15 발행일 2023-05-2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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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한-우크라이나 정상회담
윤석열 대통령과 G7 정상회의에 전격적으로 참석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1일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장인 그랜드프린스호텔에서 열린 한국-우크라이나 정상회담에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연합)

대통령실은 25일 한국이 미국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사실상 우회 지원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 내용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모습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민의 알 권리를 존중하지만, 외교적 변수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이는 한국이 미국으로 포탄 수십만 발을 이송하고 있으며, 미국이 이를 우크라이나로 보내도록 준비돼 있다는 전날(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대한 반응이다. 그동안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인도적·재정적 지원에 치중해온 한국 정부는 최근 조건부 군사 지원 가능성에 열린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전날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우크라이나에 탄약을 지원할 것이냐’는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 질의에 “현재까지 우크라이나에 대해 인도적·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우크라이나가 불법 침략을 당했다. 추후 전황을 보고 다른 상황을 고려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국빈 방미 전에 한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나 국제사회에서 묵과할 수 없는 대량 학살,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달 25일 미국 NBC 방송 인터뷰에서 “최전선의 상황이 변할 때나 우리가 살상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해야 할 때가 된다면, 한국이 국제사회의 노력을 외면하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한국 정부가 우회 지원이든 직접 지원이든 우크라이나에 이미 살상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는 일부 관측에 선을 그었다. 조 실장은 전날 국회 운영위에서 “저희가 우크라이나에 직접 (포탄을) 지원하는 것은 없다. 폴란드를 통해 우회하는 것도 사실은 없다”고 일축했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미국에 포탄 10만 발을 수출했으며, 이와 별도로 포탄 대여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대여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정재호 기자 cjh86@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