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에 쏘아 올려지는 ‘누리호’… 첫 실용발사체 데뷔전

이정아 기자
입력일 2023-05-23 15:46 수정일 2023-05-23 17:09 발행일 2023-05-2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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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6시 24분 발사 예정
실용급위성 발사체로서 데뷔전
“‘뉴스페이스’ 프로젝트 첫단추”
23일 누리호의 발사대 기립 및 고정작업이 완료되었다(2)
23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발사대 기립 및 고정작업이 완료됐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4일 황혼에 하늘로 쏘아 올려진다. 누리호는 이번 발사에서 최초로 실용급 위성(무게 1톤 이상)을 탑재해 우주궤도에 안착하는 역할을 맡았다. 시험비행 성격이었던 지난 1, 2차 발사와 달리 그 능력을 검증받는 데뷔전을 치르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누리호 3차 발사를 위한 기립 작업이 완료됐다고 23일 밝혔다. 앞서 누리호는 이날 오전 8시54분경 무인특수이동차(트랜스포터)에 실려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내 발사대 종합조립동에서 제2발사대로 이송이 완료됐다.

이후 누리호는 기립 장치인 발사패드에 수직으로 세워진 뒤 발사대에 고정됐다. 연구진은 기립이 끝난 누리호에 엄빌리컬(umbilical·탯줄)을 연결하는 작업도 순조롭게 마쳤다. 발사 순간 엄빌리컬을 누리호와 정교하게 분리하는 기술이 핵심인데 한국은 이미 지난 2차 발사로 이 기술을 성공적으로 확보했다.

누리호에 대한 전기 계통 점검도 완료됐다. 지난해 2차 발사 당시 전기 센서에 문제가 발생해 발사가 연기됐던 만큼 연구진은 점검을 꼼꼼하게 진행했다. 발사 당일인 24일에는 종합 점검이 시행된다. 발사 4시간 전부터는 연료와 산화제가 주입되고 발사 10분 전부터는 발사자동운용(PLO) 프로그램이 가동된다. 누리호가 이륙할 준비를 모두 마쳤다는 뜻이다.

누리호 3차 발사는 24일 오후 6시24분으로 예정됐다. 발사 시간은 준비 과정과 기상 상황을 고려해 전후 30분 정도 조정된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24일 오후께 발사관리위원회를 열고 누리호 발사 시각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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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3차 발사는 지난 1, 2차 발사와는 달리 저녁 시간대에 이륙하는 ‘황혼발사’다. 이는 누리호에 실리는 차세대소형위성 2호(NEXTSAT-2)의 핵심 탑재체인 합성개구레이더(SAR) 작동에 많은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차세대소형위성 2호의 활동 궤도인 고도 550㎞의 ‘여명-황혼 궤도’는 태양동기궤도로도 불릴 만큼 태양 빛을 많이 받을 수 있다.

누리호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연구소가 만든 차세대소형위성 2호 말고도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한 큐브 편대위성 도요샛 4기와 민간기업 카이로스페이스·져스텍·루미르가 개발한 큐브위성이 각각 1기씩 총 8기가 함께 실린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은 지난 3일 현장설명회에서 “지난 1, 2차 발사 때와 달리 이번 3차 발사는 말 그대로 실제 ‘손님(실용 위성)’을 모시고 우주 궤도에 투입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라며 “안전하게 ‘손님’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는 게 성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누리호 3차 발사에는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참여해 항우연으로부터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받는다. 국내에서 독자개발 한 우주발사체의 핵심기술을 민간으로 이전하는 ‘뉴스페이스’ 프로젝트의 첫 단추를 끼게 되는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누리호 3차 발사를 경험으로 향후 위성 제작, 발사 서비스, 위성 서비스, 더 나아가 우주 탐사, 우주 자원 활용에 이르는 벨류체인을 구성해 우주산업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이정아 기자 hellofeliz@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