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재창당 의지 속 계파갈등 분출…'쇄신' 슬로건 효과 발휘할까

김주훈 기자
입력일 2023-05-15 18:15 수정일 2023-05-15 18:15 발행일 2023-05-1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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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MWC 2023 참여기업 전시회 개막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이 ‘돈봉투 의혹·김남국 사태’ 등 겹악재에 재창당 수준의 쇄신에 나서겠다고 선언했지만, 당내 일각의 시선은 곱지 않은 모양새다. 이들은 일련의 사태에 대한 책임을 이재명 대표가 부담하는 한편, 김 의원이 탈당했음에도 강도 높은 징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총의를 모았다는 당의 쇄신안과 결이 다른 것은 물론, 미흡하다는 평가에 등 돌린 민심을 잡을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 보인다.

민주당 지도부는 15일 다시 한번 쇄신 의지를 드러냈다. 전날 6시간가량 종합토론 등을 거친 끝에 5가지 쇄신 방안을 도출, 재창당의 각오로 근본적 반성과 쇄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힌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의총에서 많은 의원이 총의를 모았고, 당원과 지지자들은 민주당의 혁신과 개혁을 소망하고 있기에, 그 의지를 존중해 향후 강력한 혁신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도 당의 윤리규범을 강화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유능하고 깨끗한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소속 의원들의 총의를 모았다는 지도부의 주장과 달리, 당내에선 이견이 분출되고 있다. 특히 문제를 제기한 의원들 대부분이 비명(비이재명)계라는 점에서 수면 아래 있던 계파 갈등이 다시 부상하는 모양새다.

이상민 의원은 쇄신의총 결의안을 언급, “기대도 안 했지만 역시 공허하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그는 이 대표와 친명계를 ‘제거해야 할 구조물’이라고 규정 “쇄신의 대상인 이 대표와 그 맹종파에 대한 조치가 선결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허구일 뿐”이라고 직격했다.

이원욱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소속 의원 전원의 코인 거래내역 조사 등 의견이 쇄신 결의안에 빠진 것을 지적, “어떤 연유인지 모르겠지만 최종적으로 지도부들끼리 모여서 상환하는 과정에 그런 내용들이 빠진 건 굉장히 아쉽다”고 평가했다.

여기다 전날 의총에선 이 대표의 재신임도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양이원영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가 재신임받아야 한다고요. 본색을 드러내시는군요”라면서 “그동안 무슨 일을 했다고 그런 말씀을 하는지, 오히려 본인이 당원에게 재신임 받아야 하는 상황 아닌가”라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렇듯 당초 등 돌린 민심을 잡기 위해 계획된 쇄신 의총은 여러 이견에 의미가 퇴색된 분위기다. 급기야 김 의원의 사퇴를 요구한 당내 청년 정치인들을 상대로 강경 지지층들의 비난이 거세졌고, 이원욱 의원은 “지금 민주당의 정치는 죽어가고 있다”며 “공격을 멈추고, 내부총질이 아닌 민주당 쇄신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결국 대대적인 ‘쇄신’ 이미지를 부각하려던 당 지도부의 계획과 달리 당내 이견만 확인한 상황으로 변질된 가운데, 이번 쇄신 의지가 당을 빠르게 안정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주훈 기자 jh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