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중부권 확산 ‘비상’··· 한우산업 타격 우려

곽진성 기자
입력일 2023-05-15 15:46 수정일 2023-05-15 15:46 발행일 2023-05-1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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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한우 30%가량 몰린 중부지역 한우 ‘경고등’
방역당국 “가용 자원 총동원해 방역 관리 철저” 당부
구제역 발생한 청주 한우 농장<YONHAP NO-1643>
구제역 발생 지역(사진=연합뉴스)

충북 청주서 발생한 구제역이 ‘확산일로’를 걸으며, 중부권의 한우 산업이 타격을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감염력이 큰 구제역의 확산 여파에 따라 전국 한우의 30%가량이 몰려 있는 중부지역 한우에 감염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최근 청주 소재 한우 농장 5곳에서 구제역이 발생이 확인된 데 이어 청주 외 지역인 충북 증평에서 지난 14일 구제역 확진 사례가 발생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증평 도안면의 한우농장 한 곳에서 구제역 확진 사례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농장에서는 소 418마리를 기르고 있다. 방역 당국은 농장에서 사육 중인 소를 긴급행동지침(SOP) 등에 따라 살처분에 나섰다.

구제역은 소, 돼지 등의 우제류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 질병이다. 전염성이 커 국내에선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감염된 동물은 입, 혀, 잇몸, 코 등에 물집이 생기고 체온 상승과 식욕 부진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할 때는 폐사에 이른다.

앞서 농림축산검역본부는 바이러스 유전자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청주 소재 한우 농장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해외에서 유입됐다고 보고 방역을 집중해 왔다. 특히 방역당국은 청주 지역 외 확산을 막기 위해 초동 방역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구제역은 방역망을 뚫고 확산하는 모양새다. 구제역 발생이 확인된 증평 농장은 구제역 최초 발생지인 청주 북이면 농가에서 12.7㎞나 떨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구제역은 청주 너머 무서운 기세로 번지는 양상이다.

구제역 확산을 초기에 저지하지 못하면 국내 한우산업에 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청주를 비롯한 주변지역이 한우 산업의 중요위치를 차지한다는 점에서다. 이번 구제역이 발생한 청주와 인근 7개 시군구에서 사육되는 한우 두수는 98만 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국내 한우 사육 두수(350만 마리)의 30%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점에 비춰 구제역 확산을 막지 못할 경우 중부 지역 한우 산업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당초 방역당국은 청주 발생 구제역이 국내에서 사용하는 백신으로 막을 수 있는 바이러스 유형이라는 판단을 내놓았지만, 낙관은 이르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추가확산이 이어지는 등 구제역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농식품부는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14일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후 8시까지 구제역 발생지역인 청주, 증평 뿐 아니라 인접 시·군인 대전, 세종, 충북 음성·보은·괴산·진천군, 충남 천안시의 소 사육농장과 축산관계시설 종사자·차량에 대해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방역당국과 지자체는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마련에 나섰다. 충북도는 도안면 발생 농가 3㎞ 이내를 새로운 방역대로 지정했다. 이곳의 이동을 통제하고 거점 소독시설을 설치하는 등 방역을 강화했다.

농식품부는 관계자는 “구제역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축산농가 및 관계자들이 백신접종, 소독 등 방역 조치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는 것”이라며 “지자체 및 관계기관에서도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방역 관리를 철저히 해 달라”고 강조했다.

세종=곽진성 기자 pe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