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코로나19, 3년 4개월 만에 엔데믹…방역 의무 대부분 해제

김성서 기자
입력일 2023-05-11 14:17 수정일 2023-05-11 14:41 발행일 2023-05-1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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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7일 격리 의무에서 5일 권고로…의원·약국도 마스크 의무 해제
입국 후 PCR 권고·임시선별검사소 중단…방역 대응도 중수본 체제 전환
윤 대통령 “3년 4개월만에 일상 되찾아…정치방역 벗어나 과학방역 최선”
한산한 코로나19 선별진료소<YONHAP NO-1879>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단계로 조정한 11일 오전 대구 수성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한 의료진이 PCR 검사를 하고 있다.(연합)

정부가 코로나19 확진자 격리, 마스크 의무 등 대부분의 방역 조치를 내달 초 해제한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 2020년 1월 20일 이후 3년 4개월여 만에 사실상 엔데믹(endemic, 감염병의 풍토병화)이 시작됐다는 의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1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회의를 열고 내달 1일부터 코로나19 감염병 위기 경보를 ‘심각’에서 ‘경계’로 낮춘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조속한 일상회복을 위해 기존 3단계의 위기단계 조정 로드맵 중 1·2단계 조치를 통합해 조기에 시행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코로나 확진자에 대한 7일 격리 의무는 5일 권고로 전환된다. 당초 방역당국은 확진자 격리를 5일 의무로 단축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건너뛰는 것이다. 다만 의료기관·감염취약시설 등 취약집단에서는 격리 유지가 필요한 만큼 ‘자발적 동의에 따른 격리조치’를 정부는 요청했다.

남아있는 마스크 착용 의무도 대부분 해제된다. 입원 병실이 있는 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과 입소형 감염취약시설을 제외한 의원급 의료기관, 약국 등 대부분 장소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전환되는 것이다. 감염취약시설의 대면 면회 시 취식도 허용되고, 종사자들의 주 1회 선제검사를 필요 시 시행하는 것으로 완화한다. 해외에서 입국 후 3일차에 받도록 권고했던 유전자 증폭(PCR) 검사 권고는 종료한다.

이러한 방역 완화는 위기단계 하향에 따라 오는 6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다만 고시 개정 등 행정 절차가 빠르게 완료될 경우 이전에 시행될 가능성도 있다.

의료대응은 당초 계획대로 시행된다.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 운영을 중단하고, 선별진료소 운영은 계속된다. 원스톱 진료기관 운영과 재택의료 지원은 유지하고, 코로나19 병상은 상시 병상 중심으로 운영된다.

입원환자와 보호자에 대한 선제검사는 현행과 동일하고, 입원치료비와 치료제 등의 지원체계도 당초 계획대로 당분간 유지한다. 확진자 통계 발표는 주 단위로 전환하고, 대응 체계도 범정부 중대본 중심에서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총괄 체계로 전환한다.

방역당국은 위기단계 하향과 방역조치 완화 이후 코로나19 대규모 재유행이 발생할 경우에는 방역 조치 재강화 등을 검토한다. 또 신종 감염병 대유행을 대비해 ‘신종감염병 대유행 대비 중장기계획’을 수립하고 5개 분야의 24개 과제를 수립해 대비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중대본 회의 주재하는 윤석열 대통령<YONHAP NO-1627>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연합)

윤 대통령은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세계보건기구(WHO)가 공중보건비상사태를 해제하고, 정부의 국가 감염병 위기 대응 자문위원회도 코로나 심각단계 해제를 권고했다”며 방역 조치 완화 배경을 설명하면서 “3년 4개월만에 국민들께서 일상을 되찾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나긴 팬데믹을 지나 일상으로 오기까지 많은 분들의 헌신과 노력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특히 방역 조치에 적극 협조해 주신 우리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또 “우리 정부는 그동안 정치방역에서 벗어나 전문가 중심의 과학 기반 대응체계 구축에 최선을 다해 왔다. 과학방역의 핵심은 중증 위험 관리와 국민 면역수준의 증진”이라며 “새로운 팬데믹에 대비해 과학 기반 대응체계를 착실하게 준비해 두겠다”고 강조했다.

세종=김성서 기자 bible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