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잡았더니 애플 침공…삼성전자, 인도 수성 전략은?

박철중 기자
입력일 2023-05-09 06:06 수정일 2023-05-09 14:17 발행일 2023-05-1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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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익스피리언스 스토어 방문 고객(1)
올해 1월 인도 뉴델리 중심가에 신규 개장한 삼성 익스피리언스 스토어에서 현지인들이 제품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사진제공=삼성전자)

탈(脫)중국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애플이 14억 인구 대국 인도에서 고무적인 성과를 기록하며 인도 스마트폰 시장 1위 삼성전자를 위협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에 이어 애플의 추격을 따돌리며 1위 수성을 이어갈 삼성전자의 전략이 주목된다.

8일 업계와 CNBC 등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인도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애플이 올해 1분기 이 시장에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구체적인 인도 시장 실적 수치는 알려지지 않았다.

애플은 지난 4일(현지시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글로벌 매출 948억4000만 달러(125조6000억원)와 순이익 241억6000만 달러(32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는 실적 발표 당일 인도 사업과 관련해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두 자릿수의 매우 강한 성장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는 티핑 포인트(대변환 시점)에 있으며 애플도 중점을 두고 있다”며 “뭄바이와 뉴델리에 처음 문을 연 두 개의 매장은 회사의 이정표”라고 설명했다.

앞서 애플은 지난달 18일 인도 최대 도시 뭄바이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한 데 이어 이틀 뒤 뉴델리에 2호점을 개장했다.

투자자문사 딥워터 에셋 매니지먼트의 매니징 파트너인 지니 먼스터는 애플 매출에서 인도가 차지하는 비중을 약 3%로 추산했다.

전통적으로 인도는 실속형 폰이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 결과 중국 업체들의 중저가 전략이 시장을 파고들며 빠른 성장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인구 증가와 함께 중산층 또한 크게 늘어나고, 여기에 5G 서비스가 상용화 됨에 따라 서서히 프리미엄폰의 수요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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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최근 고가 스마트폰 판매도 늘어나고 있다. 전체 판매량에서 400달러(53만원) 이상의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코로나19 이전 4%에서 현재는 10%로 상승했다.

여기에 애플은 중국을 대체할 생산 기지로서도 인도를 꼽고 최신 기종인 아이폰14를 생산하며 탈중국화의 거점으로도 모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중국 업체 샤오미를 따돌리며 인도 시장 1위를 탈환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도 시장 내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은 20%로 지난해 4분기에 이어 1위 자리를 지켰다. 삼성전자의 1위 유지는 인도 시장에서 중저가폰의 지지와 함께 고가의 프리미엄폰 판매 확대가 꼽힌다.

실제로 갤럭시 S시리즈 중에서도 하이엔드 제품인 갤럭시S울트라 판매율은 전년동기 대비 247% 급등했다. 인도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이 50%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삼성전자는 온라인 판매 강화와 프리미엄폰까지 이어지는 포트폴리오 확대로 1위 수성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사장)은 지난 2월 갤럭시S23 시리즈 언팩 행사에서 “인도는 우리가 되찾고 싶은 중요한 시장”이라 언급하고 “인도에서 1위 자리를 탈환하고 지키는 게 목표”며 “인도 시장에 맞는 온라인 모델 운영과 현지 소비자 수요에 맞춘 최적화로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다니엘 아라우조 삼성전자 MX부문 상무는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분기에는 지역별 모델 운영을 효율화하고 또 업셀링 전략으로 프리미엄과 매스, 세그먼트 모두에 적극 대응하겠다”며 “특히 5G 전환 수요가 높은 유럽, 동서남 아시아, 중남미를 중심으로 사업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박철중 기자 cjpar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