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의혹’ 송영길, 검찰 조사 불발…“주변 사람 말고 나를 구속하라”

김주훈 기자
입력일 2023-05-02 11:46 수정일 2023-05-02 12:45 발행일 2023-05-0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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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검찰, 귀국한지 일주일 지났지만 소환하지 않고 주변 사람 괴롭혀”
국민의힘 “겉으론 수사 협조 모양새 취하지만 실제론 수사 방해하려는 것”
기자회견 중인 송영길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아직 조사가 어렵다는 검찰 측 입장에도 불구하고 이날 자진출두했다 출입이 거절되자 돌아갔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검찰에 자진 출두했으나 조사는 불발됐다.

송 전 대표는 2일 관련 혐의에 대해 조사를 받고자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출두했으나, 검찰은 조사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며 청사 로비에서 돌려보냈다.

이에 송 전 대표는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귀국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검찰은 저를 소환하지 않고 주변 사람을 괴롭히고 있다”며 “주위 사람을 괴롭히지 말고 저 송영길을 구속해 주길 바란다”고 검찰 수사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아이를 키우는 신혼부부, 워킹맘, 20·30대 비서들을 압수수색 임의동행 명분으로 데려가 협박하고 윽박지르는 무도한 행위를 하고 있다”며 “검찰 수사 대상이 된다는 건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먼지털이식 별건 수사로 주변 사람을 괴롭히고 인격 살인하는 잔인한 검찰 수사 행태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수사 시작 전 피의사실이 유출되고 전 언론에 공개돼 매일 추측성 기사가 남발하면서 한 사람 인생을 짓밟아 정말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호소했다.

또한 “이번 사건이 정치적 기획 수사라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서는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개인 비리 사건에서 별건 수사로, 또 송영길 주변에 대한 이중별건수사를 하는 탈법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 권력형 부정부패 사건을 담당해야 할 특수부가 야당 수사에 올인해선 되겠냐”면서 “민심 이반을 검찰 수사로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번 송 전 대표의 검찰 자진 출석을 두고 “꼼수출두쇼”라고 평가절하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겉으로는 검찰 수사에 협조하는 모양새를 취하는 듯하나 실제로는 검찰 수사를 방해하고 여론을 호도하려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라고 주장했다.

정점식 의원도 “검찰을 압박하며 언론을 향해 야당 탄압, 정치 검찰 주장을 펼치기 위한 정치쇼이자 향후 구속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김주훈 기자 jh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