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윤 대통령 인터뷰, 일본 총리 말로 착각…무책임하고 몰역사적”

김주훈 기자
입력일 2023-04-25 11:06 수정일 2023-04-25 11:06 발행일 2023-04-25 99면
인쇄아이콘
“윤 대통령 빗댄 유럽 역사는 왜곡…서독 총리 사죄 바탕 위에 유럽공동체 존재”
“윤 대통령, 국민 부끄럽게 하지 말아야…굴욕외교로는 동반자로 격상시킬 수 없어”
발언하는 박홍근 원내대표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5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원내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100년 전 일 때문에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언한 것에 “일본 총리 말로 착각하고도 남을 정도”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WP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관련 발언을 한 것을 두고 “매우 무책임하고 몰역사적인 인식을 드러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이용수 할머니와 손가락을 걸고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의 사과를 반드시 끌어내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런데 100년 전 우리 민족에게 행한 과오에 대해 진정한 반성도 뉘우침도 없는 일본을 향해 ‘절대 무릎 꿇지 말라’고 애걸이라도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지금 유럽에선 참혹한 전쟁을 겪고도 미래를 위해 전쟁 당사국들이 협력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을 언급, “대통령이 빗댄 유럽의 역사 역시 생략과 왜곡 그 자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1970년 서독의 빌리 브란트 총리가 폴란드 바르샤바 유대인 위령탑 앞에서 나치의 만행에 무릎 꿇고 사죄한 것도 언급하며 “그 바탕 위에 오늘날 유럽공동체가 존재함을 윤 대통령은 진정 모르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더 이상 우리 국민을 부끄럽게 하지 말기 바란다”며 “지금과 같은 무능한 굴욕외교로는 결코 한일 관계를 평화·번영의 동반자로 격상시킬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오욕의 과거사를 미화해 반성하지 않는 일본에 지울 수 없는 역사를 팔아 우리 미래를 살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WP는 지난 24일 윤 대통령과 진행한 인터뷰를 공개했다. 야당은 윤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100년 전에 일어난 일 때문에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을 꿇어라’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언한 부분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통령실은 “이런 식의 접근이 미래 한일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였다”고 부연했고, 여당은 “영어 번역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오역”이라며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으라는 건 (일본이) 받아들일 수 없다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주훈 기자 jh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