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세계 선점 노리는 애플…후발 삼성 ‘삼각동맹’ 맹추격

박철중 기자
입력일 2023-04-25 15:21 수정일 2023-04-25 17:21 발행일 2023-04-2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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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AFP
팀 쿡 애플CEO.(AFP=연합뉴스)

애플이 확장현실(XR) 시장 진입을 위해 야심차게 준비 중인 혼합현실(MR) 헤드셋을 오는 6월 공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MR 헤드셋이 ‘포스트 아이폰’을 이을 차세대 성장 플랫폼으로 지목되고 있는 만큼 그 기능과 성능, 향후 시장 판도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블룸버그 통신과 IT(정보통신) 전문 매체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야심작 MR 헤드셋이 오는 6월 5일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공개되고 가을부터 배송이 유력하다. 또한 이 헤드셋의 이름은 ‘리얼리티 프로’이고, 새로운 운영체제 ‘xrOS’가 탑재돼 헤드셋의 다양한 기능들을 구현한다. 애플은 당초 2019년을 목표로 제품 개발에 나섰지만 번번히 출시가 지연돼 왔다.

앞서 애플 분석 전문가인 궈밍치 대만 TF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AR(증강현실)·MR 헤드셋 개발이 기계적 구성 요소의 낙하 테스트 및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의 가용성 문제로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날 알려진 애플 MR 헤드셋의 제원으로는 아이패드에 탑재된 수십만 개의 아이패드 앱(애플리케이션)과 연동돼 실행된다.

통신은 MR 헤드셋에는 게임과 전자책 단말기, 피트니스 기능을 포함하고 있으며, 혼합현실에서 스포츠를 보고 애플의 다른 기기와 연동되는 최신 게임도 즐길 수 있다. 기능적으로는 애플이 피트니스에 중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지만, MR 헤드셋 공개 시점에 이 기능이 탑재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전용 케이블로 외부 배터리에 연결되는 MR 헤드셋의 배터리는 직사각형 모양의 아이폰용 맥세이프 배터리 팩과 유사하다. 특히, 이 배터리는 애플이 지금까지 유지하는 라이트닝 타입이 아닌, 업계 표준의 C타입 케이블로 충전되는 방식이다.

MR 헤드셋의 가격은 최소 3000달러(400만원)로, 메타의 고급 VR(가상현실) 헤드셋인 퀘스트 프로의 3배 수준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는 지난해 10월 메타 퀘스트 프로를 1499.99달러(200만원)에 출시했지만, 지난달 999.99달러(133만원)로 인하한 바 있다.

앞서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은 이달 초 한 월간지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증강현실 기술 자체를 생각해 보면, 물리적 세계를 디지털 세계와 겹쳐놓을 수 있다는 개념은 사람들의 의사소통과 연결을 크게 향상할 수 있다”고 평가한 뒤 “이는 현실 세계보다 훨씬 더 나을 수 있는 환경으로, 그래서 창의력을 더 가속할 수 있다면 매우 흥미로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쿡 CEO가 개발 중인 MR 헤드셋의 공개 시점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와 퀄컴, 구글은 혼합현실(XR) 생태계 구축을 위한 삼각 동맹을 발표해 애플 대항마를 자처하고 나서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2월 열린 ‘갤럭시 언팩 2023’ 행사에서 “퀄컴, 구글과 차세대 XR 생태계를 구축해 모바일의 미래를 다시 한번 변화시킬 것”이라며 공동 협력 사실을 깜짝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구체적인 출시 일정이나 청사진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애플의 MR시장 독주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퀄컴의 칩셋과 구글의 OS를 탑재한 XR 헤드셋 등 제품 개발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철중 기자 cjpar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