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라니 억울하다” 전세사기 피해자, 민주 간담회서 호소…이재명 “윤석열 정부, 인색해”

김주훈 기자
입력일 2023-04-24 16:14 수정일 2023-06-16 13:55 발행일 2023-04-2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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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피해자 만난 이재명 대표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4일 오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대표·전세사기 피해자 간담회’에서 안상미 전세사기깡통전세피해자전국대책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

정부가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를 위해 특별법 제정과 더불어 피해자 우선매수권, 세금 감면 혜택 등 대책을 제시했지만 야당과 피해자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이들은 특히 보증금 반환이 필요하다는 입장과 함께 이를 ‘혈세’라고 표현하는 정부여당에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여당은 “선을 넘으면 안 된다”며 ‘선 보상 후 구상권 청구’에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민주당은 24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전세 사기 피해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전날 당정이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을 위한 한시적 특별법 제정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한 피해 주택 매입 등 대책을 밝혔다. 하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판단 하에 진행된 간담회였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재명 대표는 야당과 피해자 대책위가 요구하는 ‘선 보상 후 구상권 청구’를 반대하는 정부를 두고 “연간 6조원이 넘는 초부자 감세는 과감하게 해치우면서 극히 소액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피해 보상 예산에는 너무 인색하다”고 비판했다.

최근 ‘주택 임차인 보증금 회수 및 주거 안정 지원을 위한 특별법’을 발의한 조오섭 의원은 “당정이 경매 중단과 우선매수권 보장 등 방향으로 전환한 것은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부여당 ‘공공매입은 국가가 피해 보증금을 혈세로 지원하는 방식’이라는 입장에 대해선 “제가 발의한 특별법은 피해자 보증금 반환 채권을 우선 기관이 적정 가격을 평가해 매입하고 주택을 경매·공매 등을 통해 환수하는 부분”이라며 “세금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안상미 전세사기깡통전세피해자전국대책위원장도 정부여당이 보증금 반환 문제를 ‘혈세’에 빗대는 것을 두고 “혈세라는 말은 억울하다”며 “(정부가) 미분양 아파트를 사주고, 비트코인 피해자 구제해 주면서 왜 우리한테 쓰는 것은 혈세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무엇보다 당정 대책에 피해자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특별법을 만들고 있다는데, 우리와 대화를 했으면 좋겠다”며 “불안감이 증폭되는 이유는, 정부가 (대책을) 만들어 놓은 후 불만을 터뜨리면 ‘안 해줄 것 그랬다’는 자세가 나올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정부는 안 위원장이 언급한 보증금 국가 직접 지원 방안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김주훈 기자 jh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