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원전만 밀어주는 게 정답일까

도수화 기자
입력일 2022-09-12 14:11 수정일 2022-09-12 16:27 발행일 2022-09-1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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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수화 산업IT부 기자
도수화 산업IT부 기자

최근 한국수력원자력이 이집트 엘다바 원전 2차측 건설사업을 수주했다는 낭보가 전해지면서 국내 원전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치솟고 있다. 이번 수주를 두고 정부 및 업계에서는 이번 기회가 원전사업의 부활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축배를 드는 분위기다.

원전과 같은 에너지원은 그동안 정부 정책에 따라 휘둘려왔다. 새 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수차례 저격하며 앞으로 원전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탈원전 폐기’에 집중하며 ‘올인’까지는 아니더라도 원전산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는 모습이다.

하지만 원전이 가야 할 길에 이정표가 빠진 느낌이다. ‘직진’ 표시만 있는 도로 위를 질주하는 듯하다. 게다가 탄소중립 시대, 에너지 무기화 시대라고도 불리는 격변기에서 에너지 안보가 중요해진 요즘, 다른 에너지원의 영역은 잊힌 것 같다.

유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수급 위기를 겪고 있으면서도 러시아산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재생에너지 보급 촉진에 힘쓰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 원전 확대·회귀 움직임을 보이기도 하나, 대부분 위기를 기회로 삼아 원자력 발전 의존이 아닌 자생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원전은 대규모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발전원이지만, 방사성 폐기물 문제나 방사성 물질 유출 우려 등 위험 요소가 뒤따르는 존재다.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한 ‘원전산업 밀어주기’라면, 다른 에너지원이 함께 달릴 길도 마련해주는 것은 물론 앞으로 원전의 역할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이정표 정도는 세워줘야 하지 않을까.

도수화 산업IT부 기자 do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