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까지 밀 수출 금지… ‘곡물 관련株’ 강세 지속

안동이 기자
입력일 2022-05-16 10:45 수정일 2022-05-16 16:58 발행일 2022-05-1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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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전쟁 장기화와 기후변화에 따른 곡물 수확 감소 영향으로 곡물 가격이 치솟으면서 주식시장에서 곡물 관련주가 강세다. 최근 주요 곡물 수출국들의 수출 규제 조치가 이어지는 등 당분간 곡물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에서는 관련주 주가 추이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31분 기준 사조동아원은 전 거래일 대비 25.94% 급등한 2185원에 거래되고 있다. 대한제당과 대한제당우도 각각 8.76%, 15.44% 올랐으며 팜스토리, 현대사료, 미래생명자원도 각각 전일 대비 14.98%, 6.88%, 6.91% 상승 중이다. 같은 시간 코스피 상승률(0.2%대)과 비교하면 매우 큰 폭의 상승세다.

팜스토리, 현대사료, 미래생명자원은 양계, 양돈 등 가축 사료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시장에서 곡물 관련주로 분류된다. 대한제당은 식품, 사료, 축산 유통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사조동아원은 원맥 기반 제분 관련 제품 판매업체이다. 이들 종목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국제 곡물 가격 상승 동향에 따라 주가 등락에 영향을 받고 있다.

이날 곡물주 상승세에는 주요 곡물 생산국들이 잇달아 곡물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곡물 가격 상승 전망이 짙어진 점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세계 3위 밀 생산국인 인도는 자국의 식량 안보 확보를 이유로 밀 수출을 즉각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인도네시아와 이집트, 아르헨티나 등도 같은 이유로 팜유 및 밀, 콩 등 주요 곡물의 수출을 막았다. 터키와 세르비아도 곡물 수출 금지나 통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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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한동안 곡물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4월 주춤했던 곡물 가격이 5월 이후 다시 반등하기 시작했고, 4월 비료 가격은 255포인트로 역사상 최고치를 매월 경신 중”이라며 “비료가격이 진정되기 위해서는 국제유가 및 에너지 가격의 하락 전환이 필수적인데, 현재의 원유수급 환경상 에너지 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지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3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농무부의 WASDE(전세계 농산물 수급전망 보고서)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2021~2022년 기준 소맥(밀)과 옥수수 전 세계교역량 내 우크라이나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9.5%, 11.6%인데, 2022~2023년 교역량은 전년 대비 각각 47.4%, 60.9%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 측면에서는 곡물 가운데 소맥에 대한 매력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우크라 전쟁이 예상보다 장기전으로 이어지고 있어 향후 우크라이나의 수확량 및 수출량 감소폭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또 전쟁 장기화에 따른 식량 안보 불안이 커질 것으로 판단돼 추가적인 수출제한 정책 강화는 소맥의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옥수수, 콩, 밀 등 특정 농산물 투자보다 범용 농산물 투자가 더 유리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상품 중에서는 곡물만을 포함한 JJG(iPath Bloomberg Grains Subindex TR ETN·옥수수, 콩, 밀에 투자하는 상장지수증권)보다는 농산물 섹터 전반에 노출된 DBA(Invesco DB Agriculture Fund·10개 농산물 선물 계약지수 추적 상장지수펀드)가, 코스피 시장에서는 Tiger 농산물선물Enhanced(H) 등의 성과가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국제 곡물가격 상승분은 이번 달부터 본격적으로 국내에 반영될 전망이다. 국제 곡물가격은 수입곡물 가공업체의 우선 구매로 통상 3~7개월의 시차를 두고 수입단가에 전이된다.

안동이 기자 dyah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