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한국 경제, 정치보다 대외 경기 영향 더 커…연간 성장률 3.0% 예상”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2-03-10 09:47 수정일 2022-03-10 13:12 발행일 2022-03-1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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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은 10일 “한국은 선거를 중심으로 한 정치적 경기변동보다 대외 경기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장기화 가능성과 원자재 가격 급등, 경기재개 이후 서비스업 중심의 경기 회복이 수출 회복을 제약할 것”이라며 올해 연간 성장률을 3.0%로 전망했다.

KB증권 김효진 연구원은 “정치적 경기변동론 (PBC, Political Business Cycle)에 따르면 경기변동은 선거를 중심으로 이뤄지나, 한국의 경우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국내 정책보다 대외 경기의 더 큰 영향을 받았다”며 “수출 활성화, 내수소비, 건설 등 주요 경제정책에 나타날 변화에도 당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전쟁,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등 대외 환경이 국내 경제에 더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한국의 경기는 2020년 이후 수출 위주로 진행되었다”며 “반도체, 가전 등의 수요 급증과 주요 선진국들의 생산 차질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며 지난해 한국 수출은 연간 20% 넘게 늘어났고, 절대 규모 면에서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올해도 한국 수출은 한 자릿수의 증가율을 이어갈 것이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가능성과 원자재 가격 급등, 코로나19 경기재개 이후 서비스업 중심의 경기 회복이 수출 회복을 제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아울러, 무역수지 적자 장기화에 대한 우려도 확대되고 있다”며 “무역수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적자를 기록한 뒤 지난달 흑자로 재차 반전했으나 최근 원자재 가격이 추가로 급등하고 있어 다시 적자 전환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김 연구원은 “2000년 이후로 한국 무역수지가 1분기 이상 적자를 지속한 건 2008년 외에는 없었다”며 “경제와 환율에는 수출 증가율이 더욱 중요하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무역수지 적자는 기업 이익을 압박하는 환경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대외 교역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만큼 내수 관련 정책이 중요해졌다”며 “국내총생산(GDP)을 구성하는 주요 항목별로 살펴보면, 수출과 설비투자, 정부지출은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민간소비와 건설투자는 이전 수준을 밑돌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동제한 조치 등이 민간 소비를 제약하는 가운데, 공급보다는 수요 억제에 무게 중심이 놓였던 부동산 가격 안정 정책들이 건설 투자 부진의 배경으로 지목된다”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주택 250만호 이상 공급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어 주거 관련 정책이 공급 확대로 선회하고 있는 만큼 향후 건설투자 부문의 회복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소비의 양극화 등 풀어야 할 문제가 여전하지만 경기재개 이후 서비스업 회복이 더해지며 회복의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며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수가 30만명을 웃돌고 있어 빠른 회복은 어렵겠으나, 미국과 유럽 등 다수 국가들이 방역체계를 정상화로 선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확진자는 급증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