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대 금융그룹 '이자이익'만 32.2조원… 금리 상승에 사상 최대

박성민 기자
입력일 2022-02-14 10:13 수정일 2022-02-14 11:12 발행일 2022-02-1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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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금융지주
사진=각 사

지난해 4대 금융그룹은 금리 상승에 따른 예대마진(예금·대출 금리 차이에 따른 마진) 확대 등에 힘입어 32조원이 넘는 이자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가 지난해 거둔 이자이익은 모두 32조264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4.86%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그룹사별로 살펴보면 KB금융그룹의 이자이익(11조2296억원)이 15.50%나 불어 유례없이 10조원을 넘어섰고, 하나금융의 이자이익(7조4372억원)도 15.49%나 증가했다. 우리금융(6조9857억원), 신한금융(6조6118억원)도 각각 16.46%, 11.50% 늘어났다.

이처럼 이자이익이 크게 불어난 것은 지난해 본격적으로 금리 상승기에 접어든 가운데, 규제 등이 더해진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더 빨리 오르면서 예대마진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은행의 은행권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잔액 기준 총 대출금리와 총 수신금리의 차이는 작년 12월 2.19%포인트(p)로 1년 전 2020년말(2.05%p)보다 0.14%p 더 벌어졌다.

이에 따라 각 금융그룹의 순이자마진(NIM)도 1년 새 △KB 0.10%p(2020년 4분기 1.75%→2021년 4분기 1.85%) △신한 0.07%p(1.76%→1.83%) △하나 0.16%p(1.55%→1.71%) △우리 0.14%p(1.53%→1.67%) 등으로 집계되면서, 급증한 대출 덕에 역대 최대 이자이익과 순이익을 거뒀다.

하지만 올해부터 그 부작용으로서 대출 부실도 서서히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4대 금융지주가 2021년도 실적을 발표한 뒤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도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 후 부실 예상 규모는 얼마인지, 감당 가능한 수준인지, 부실 위험에 대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등의 질문이 쏟아졌다.

일단 금융지주들은 대출 부실 위험이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고 입을 모아 시장과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KB금융그룹은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출 부실화 가능성에 대해 “현재 소호(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낮고 담보 비중도 크기 때문에 리스크가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중채무자의 경우 작년 하반기부터 개인대출 등을 합쳐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금융에 따르면 현재 원금·이자 상환이 유예된 대출의 규모는 약 8600억원이고, 이 가운데 선제적으로 정상 상환 중인 여신 규모는 3700억원 정도다.

신한금융의 경우 분할상환 유예 대출 가운데 2102억원, 이자가 유예된 대출 1425억원 등 3527억원을 고위험 여신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원금상환 유예 차주(대출자)에 대한 충당금을 830억원 더해 기존 충당금까지 모두 1400억원 이상 쌓아 놓았다”며 “상환유예가 종료되더라도 이미 적립한 충당금으로 차주 부실화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하나금융그룹도 급격한 자산 건전성 악화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은 “원금·이자 상환이 유예된 금액은 약 8600억원 정도로, 85% 이상이 담보로 커버되고 있어 신용에 노출된(의존하는) 금액은 1300억원 정도”라며 “충분히 관리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각 금융그룹은 충당금을 더 쌓고 대출 부실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KB금융그룹은 미래경기전망·코로나19 관련 충당금을 2020년 3770억원 쌓았고, 지난해에도 2640억원을 추가로 적립했다. 신한금융도 2020년과 지난해 같은 성격의 충당금을 3944억원, 1879억원씩 쌓았고, 하나금융그룹 역시 두 해에 걸쳐 3377억원과 1367억원을 떼어놨다. 우리금융그룹의 2020년 4분기 이후 작년 4분기까지 누적 코로나19 관련 충당금 규모는 3010억원 정도다.

박성민 기자 smpar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