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 12월 한달새 13조 수신 증가…불확실성 커지자 안전자산 선호

박성민 기자
입력일 2022-01-04 14:14 수정일 2022-01-17 09:45 발행일 2022-01-0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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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시중은행의 총수신이 지난 12월 한 달 만에 13조원 늘어났다.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머물면서 마땅한 자산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은행권 금리인상 대열에 자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총수신 잔액은 지난 12월말 기준 1438조3182억원으로 지난달 말(1424조4280억원)에 비해 13조8902억원(1.0%) 늘어났다. 증가폭은 전월(0.7%) 대비 0.3%포인트(p) 상승했다. 올해 초 대비로는 12조1915억원(9.1%) 증가한 규모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은행들이 줄줄이 예·적금 금리를 올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신한은행이 9조4345억원이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우리은행 5조4032억원, 하나은행이 1조9308억원 늘었다. 반면 국민은행은 2조8783억원 감소했다.

금융권에서는 기준금리가 인상되고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이 은행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또한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변동성 확대로, 은행 예·적금 등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1%로 0.25%p 올린 11월 25일 이후 예·적금 금리 인상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적립식예금 5종에 대한 금리를 0.25%~0.40%p 인상했다. 정기예금 6종에 대한 금리는 0.25%p 올렸다. 우리은행은 19개 정기예금과 29개 적금, 3개 입출식통장상품의 금리를 인상했다. KB국민은행과 신행은행도 예·적금 금리를 일제히 올렸다.

고금리 특판 상품들도 출시돼 고객들의 눈길이 쏠린다.

우리은행은 최고 연 2.03% 금리를 주는 적금을 출시했다. SC제일은행 등도 연말까지 1000억원 한도로 신규 정기예금 가입 고객에게 연 2.1% 특별금리를 제공키로 하는 등 금리 혜택을 높였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한은이 내년 1분기 중으로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을 시사한 만큼 은행으로 몰리는 자금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들 시중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주춤거렸다.

12월 말 가계대출잔액은 574조7412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2955억원(0.2%) 증가하는데 그쳤다. 연초 대비로는 30조919억원(5.7%) 늘었다.

은행별 전월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은 신한·우리은행이 1.0%에 그쳤고, 하나, 국민은행은 각각 0.7%, 0.3% 감소했다.

연초 대비로는 신한은행이 7.4%로 가장 높고, 이어 우리은행(6.4%), 국민은행(5.1%), 하나은행(4.0%) 순이었다. 다만 이는 4분기 중 취급한 전세대출까지 포함한 것으로, 총량관리에서 제외하기로 한 방침을 반영하면 4대 은행 모두 6%대를 기록했다.

박성민 기자 smpar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