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금융안정보고서] 금융불균형 여전히 높아...부동산 금융취약성 역대 최고치

박성민 기자
입력일 2021-12-23 11:47 수정일 2021-12-23 15:59 발행일 2021-12-2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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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_금융안정화지수

한국은행은 국내의 금융불균형 수준이 여전히 높다면서 주택시장 안정화, 민간부채 증가세 억제 등의 정책대응을 지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금융불균형은 최근 일부 완화되는 모습이지만 과거보다는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크게 누증된 상황”이라면서 “점진적인 완화를 위한 정책 대응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금융불균형과 금융기관 복원력을 고려한 금융취약성지수(FVI)는 3분기에 56.4로 전분기(59.2)보다는 소폭 낮아졌지만, 장기평균인 31.3과 비교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부동산 부문 금융취약성지수는 상승세를 지속해 올해 3분기 최고치인 100까지 높아졌다. 금융취약성지수에서는 지수범위가 0부터 100까지로, 역사적 최고치를 100으로, 최저치를 0으로 설정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글로벌 주택가격 상승률과 가계부채 증가율이 동반 확대되는 경향이 뚜렷하며 금융취약성지수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글로벌 주요국에 비해서도 부채 수준이 높고 증가 속도도 빠른 편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가계부채(가계신용통계 기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0년말 843조원에서 2021년 3분기말 1845조원으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특히 가계부채는 전년 동기 대비 9.7% 늘어나 높은 증가세를 띄고 있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 증가율 또한 12.4% 기록했다.

아울러 한은은 현재 금융불균형 상황에서 국내 및 주요국 금융취약성지수를 종합한 GaR(Growth-at-Risk) 분석 결과 3분기 수치가 -3.0%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내외 충격 시 10%의 확률로 1년 후 성장률이 -3.0%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글로벌 금융불균형이 급격히 조정될 경우 우리나라의 자산가격 조정 및 부채 디레버리징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가계 소비 및 기업투자 위축, 수출 감소 등으로 실물 경제의 하방리스크가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우리경제는 금융불균형의 정도가 높은 가운데 국내 인플레 압력이 증대됨에 따라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흐름이 국내 금융안정에 미칠 영향에 대해 경계해야할 상황”이라며 “정책당국과 금융부분에서는 경제주체의 위험수익 추구 성향 완화, 주택시장 안정화 등 정책대응을 지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한은은 가계부채가 아직 소비를 저해할 수준은 아니고 주택가격 급락 등의 상황이 발생해도 금융기관의 복원력은 유지될 것으로 봤지만, 부채가 누증될수록 금융 및 실물경제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그동안의 정책대응이 부동산가격과 민간신용, 위험·수익추구 성향 등에 미친 효과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실물경기 개선 흐름 등을 고려해 금융완화조치 정상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민 기자 smpar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