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험지서 선전해야 이긴다

김재수 기자
입력일 2021-12-19 14:22 수정일 2022-05-19 14:50 발행일 2021-12-2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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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진서 두 자릿수 지지율 득표에 관심
이재명 윤석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연합)

내년 대선에서 제1, 2당 두 후보가 상대 당 텃밭에서 예년보다 선전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험지’대구·경북(TK)에서 20%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도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4일부터 사흘간 전국 1000명을 상대로 대선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이재명 후보는 대구·경북에서 20%의 지지를 얻었고, 윤석열 후보 역시 광주·전라에서 15%를 기록했다.

다른 여론조사의 흐름도 비슷하다.

리얼미터의 12월 2주차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1.8%p)에서 이 후보의 대구·경북 지지율은 23.7%였고, 윤 후보의 광주·전라 지지율은 18.3%였다.

이 후보가 민주당의 불모지인 TK에서 비교적 ‘선전’하는데는 경북 안동 출신이라는 지역적 기반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TK 순회 때에도 “제가 나고 자라고 묻힐 곳”, “TK 출신의 큰 정치인으로 인정해달라”며 TK지역 민심구애에 나섰다.

윤 후보가 호남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는 것은 국민의힘의 계속된 서진 정책 등 호남 구애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분석이다.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17대 대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했음에도 호남 득표율은 한 자릿수를 넘지 못했다. 두 자릿수 득표로 화제가 됐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18대 대선 호남 득표율은 10.5%였다.

역설적으로 두 후보 모두 지역주의 기반이 취약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 각각 여야의 지역적 뿌리인 호남, 영남에 직접적 기반을 두지 않고 있다 보니 전통적인 당 지지층 사이에서는 ‘우리 당 사람’이라는 인식이 약하고,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의 견제심리가 약하다는 것이다.

영남 출신인 이 후보가 호남지역이 기반인 민주당 출신 후보라는 점과 영남지역이 기반인 국민의힘 대선 후보인 윤석열 후보가 서진정책에 적극적이면서 전통적인 지지기반을 잠식당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유권자들이 지역이나 이념보다 ‘정치 효능감’에 따른 이익 투표를 하는 성향이 강해진 영향도 적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고하면 된다.

김재수 기자 kjs0328@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