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채권값 폭락에 6000억 평가손실…금리인상으로 채권 평가손실 확대 우려

박성민 기자
입력일 2021-12-19 19:12 수정일 2021-12-20 16:51 발행일 2021-12-2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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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화재
(사진=메리츠화재)

리츠화재가 보유한 채권의 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지며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도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달 기준금리가 또 한 번 상승하면서 채권 평가 손실액이 앞으로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울린다.

19일 메리츠화재에 따르면 기타포괄손익 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FVOCI)이 3분기 누적 5912억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한해 518억원의 평가이익을 거뒀던 FVOCI가 3분기만에 약 6430억원 이상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FVOCI‘는 채무증권(사채)을 보유한 기관이 이를 매도할 수도 있고 기간에 걸쳐 원리금을 받아 현금으로 수취할 수도 있는 채무상품으로, 주식과 채권 등을 일종의 시세로 평가한 자산이다. 기타포괄손익으로 계상할 경우에는 당장은 손익계산서에 인식되지 않지만, 최초 인식하는 시점에서 회계 불일치를 줄이기 위해 당기순이익으로 지정될 수 있어 향후 순익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대부분 채권으로 FVOCI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메리츠화재의 자산 계정으로 잡힌 FVOCI가 전년 동기와 비슷한 16조3301억원 수준을 유지했지만, 평가손익은 되레 뒷걸음질 쳤다. 평가손실로 자본 계정 내 기타포괄손실이 발생하면서 건전성 지표인 RBC비율도 전분기 대비 4.59%포인트 떨어진 217.59%를 기록했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채권 가치가 떨어지면서 평가이익(자본)이 하락하는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으로 채권의 매력이 줄어들면서 평가손실액이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들어 금리가 오르면서 채권 시장은 얼어붙기 시작했다. 기준금리가 0.75%로 0.25%포인트 오른 것은 지난 8월이었지만 시장에서는 이미 2~3개월 전부터 기준금리 인상 효과가 선반영 됐다. 아울러 미국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경계감,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보험권에서는 지난달 기준금리 추가 인상으로 향후 채권 평가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본다. 이에 급변하는 금리 환경 속 채권 가격 변동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이에 맞는 자산운용 전략을 설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짧은 시간 내 단기금리가 급변하면 채권 평가손실이 확대될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평가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박성민 기자 smpark@viva100.com